[미디어펜=이원우 기자]10월 들어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ELS(Equity-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투자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투자 원금 손실도 문제지만 장기간 투자자금이 묶이는 상황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형 파생결합증권(DLS),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 파생결합상품의 기대 수익률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ELS 투자자들의 투자손실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물론 다수 ELS는 아직까지 녹인(Knock-In·손실 구간)에 접어들지는 않았다. 단,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는 점이 문제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증시 하락의 기폭제가 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점차 장기전 양상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정책금리 상승과 한국 기준금리 동결 역시 증시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는 볼 수 없다.

이대로 증시 하락이 더 깊어질 경우 ELS뿐 아니라 국내외 증시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하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파생결합증권(DLS),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 파생결합상품들의 기대수익률마저 하락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

올해 상반기 ELS는 특히 큰 인기를 누렸다. 작년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외 증시가 올해 들어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흐름을 보이자 ELS 투자 수요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48조 1000억원이나 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무려 35.1%나 증가한 것이다. 

발행 형태별로 보면 지수형 ELS 발행액이 45조 3000억원으로 94.1%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다. 

문제는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최근 크게 하락하면서 상반기에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7일 종가 기준 2470.58까지 올라갔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연중 최저치를 다시 썼다. 

ELS 연계지수로 널리 활용하는 홍콩H지수의 상황도 좋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 규모는 34조 2000억원 규모다. 이는 같은 기간 발행된 전체 ELS의 70%를 상회한다. 

지난 1월 28일 종가가 1만 3723.96이었던 홍콩항셍지수는 이달 11일 1만 90까지 하락했다.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는 2016년에도 홍콩항셍지수가 2015년 대비 50% 넘게 폭락한 영향에 대량 녹인을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으로 인해 조건을 충족해 상환되는 ELS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ELS 상환금액은 10조 13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7% 줄었다. 이 중 조기 상환된 ELS 규모는 8조 327억원으로 전체 상환금액의 79.2%에 달했다. 

올해 3분기 조기 상환된 ELS 규모는 전 분기 대비 45.8% 감소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해외 주요 지수가 하락해 일부 ELS가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조기 상환이 연기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올해 10월 들어 지수가 더 내려간 것을 감안하면 상환되는 ELS 투자금액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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