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1858∼1932) 선생의 가옥이자 독립투사 9명을 배출한 안동 임청각(보물 제182호)의 복원 청사진이 드러났다.

일제가 1941년 중앙선 철로를 놓아 집이 두개로 나워지기 이전 모습으로 가옥을 복원하고,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22일 경상북도, 안동시와 함께 오는 2025년까지 약 280억원을 투입할 임청각 복원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임청각은 조선시대 형조좌랑을 지낸 고성이씨 이명이 중종 10년(1515)에 처음 건립한 고택으로,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지형에 위치한다.

1911년 이상룡 선생이 물려받은 전답과 임청각 등을 처분해 만주로 떠난 뒤 독립운동에 투신하자, 일제는 독립운동의 성지로 부상한 임청각 정기를 끊으려고 마당 한가운데로 철길을 냈고, 이로 인해 행랑채와 부속채가 철거됐다.

하지만 조선 중기에 건립한 정(丁)자 모양 건물인 군자정은 원형이 잘 보존됐다.

임청각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언급, 논의가 본격화했다.

문화재청은 이상룡 선조인 허주(虛舟) 이종악(1726∼1773)이 1763년 발간한 문집 '허주유고'(虛舟遺稿) 속 그림인 '동호해람', 1940년을 전후해 기록한 사진과 지적도를 참고해 임청각과 주변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로 했다.

다만 철로 철거와 이전이 오는 2020년까지로 예정돼 있어 먼저 기본설계·실시설계·토지 매입·발굴조사를 진행한 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임청각 주변에 사라진 분가(分家, 출가한 자식의 가옥) 세 동을 다시 짓고, 철도가 들어서면서 훼손된 수목과 나루터를 복원할 방침이다.

기념관에 건립 70억원, 토지 매입 70억원, 분가 재건 35억원, 발굴조사 25억원, 편의시설 정비 23억원, 경관 정비 22억원, 기존 가옥 보수·복원 20억원, 설계용역과 기타 비용 15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문화재청 김광열 사무관은 "문화재 보호구역 확대 조정안을 관보에 공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까지 고시를 마칠 것"이라며 "내년에는 16억원을 투입해 토지 매입과 기본설계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