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추진단, 7대 정책권고안 발표
[미디어펜=김영민 기자]우체국 집배원들의 사망사고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집배원 노동시간이 연간 2745시간이고 장시간·중노동에 따른 만성적 질환과 사고 위험, 직무스트레스 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집배원 인력 증원,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노동강도 완화 위한 제도 개편 등의 정책 개선방안이 제시됐다.

   
▲ 제공=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배원들의 노동시간, 건강상태, 직무스트레스 등 노동조건 실태를 발표하고, 7대 정책분야 38개 핵심 추진과제를 권고했다.

우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다.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2052시간)보다 693시간, OECD 회원국 평균(1763시간)보다 982시간 많은 것이다. 하루 8시간 노동 기준, 집배원들이 각각 87일, 123일 더 일하는 셈이다.

우체국(총괄국) 단위로 볼 때 연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이 넘는 곳이 13곳(1388명)으로, 조사대상 집배원(1만6484명)의 8.4%를 차지했다. 배달물량이 집중되는 설·추석 노동시간은 주당 68.0~69.8시간이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2008-2017년) 총 166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건강역학조사와 직무스트레스조사, 사망자료 분석 결과 집배원들의 심혈관계질환, 사고, 호흡기질환, 소화기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이 질환들은 장시간노동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집배원들의 직무스트레스 수준은 소방공무원, 임상간호사, 공군조종사, 원전종사자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량이 많음을 의미하는 직무요구도, 작업환경의 열악함을 나타내는 물리환경 영역의 점수가 비교집단 중 가장 높았다.

기획추진단은 이 같은 노동조건 실태를 바탕으로 지난 1년여 논의를 거쳐 과중노동 탈피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력증원, 토요근무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노력,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완화를 위한 제도개편, 우편 공공성 유지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재정 확보 등 7대 정책권고안을 채택,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기획추진단은 ‘이행점검단’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7대 정책권고안 이행실적을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다.

노광표 기획추진단장은 “매년 20명에 가까운 집배원들이 목숨을 잃는, 반복되는 사망재해의 원인을 찾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 왔다”며 “권고안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공감대 형성과 노동조합들의 지지와 협력, 우정사업본부의 집행력 등이 뒷받침돼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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