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과 월요 심야 예능 '동상이몽2'가 오늘(22일) 지연 방송된다. 프로야구 중계방송 때문이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인 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오늘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린다. 이 경기 중계방송을 SBS TV가 맡았다. 이로 인해 일부 프로그램의 결방과 지연 방송 등 이날 SBS 편성표에 변동이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55분 방송되던 '생활의 달인'은 결방된다. SBS 8 뉴스는 1시간 40분 뒤로 밀려 오후 9시 40분 시작으로 편성됐다. 이어 '여우각시별'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각각 10분씩 지연돼 오후 10시 10분, 11시 20분 시작할 예정이다.

   
▲ 사진=SBS '여우각시별', '동상이몽2' 포스터


하지만 야구 경기가 늦게 끝날 경우가 문제다.

한화-넥센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모두 예상보다 경기 소요 시간이 길었다. 19일 1차전은 4시간 15분이 걸렸고, 20일 2차전은 4시간 28분동안이나 펼쳐졌다. 20일 경기는 토요일이어서 낮 경기(오후 2시 시작)였던 관계로 중계를 맡았던 KBS2가 '불후의 명곡'을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으로 큰 혼란이 없었다.

그런데 19일 1차전 때는 중계를 했던 MBC가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평일(금요일)이어서 오후 6시 30분 시작된 경기가 계속 늘어지자 당초 변경했던 편성표를 급히 또 수정해야 했다. 야구중계가 끝난 후 '뉴스데스크'와 '토크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이 줄줄이 지연 방송됐고, 방송 예정됐던 금요일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아예 결방했다. '나 혼자 산다'를 보기 위해 기다렸던 상당수 시청자들이 갑작스런 결방에 분노하며 비판을 토해냈다.

현재 SBS 편성표대로 오늘 방송이 진행되려면 야구 경기가 3시간 남짓이면 끝나야 한다. 1, 2차전에서 두 팀이 접전을 펼치며 모두 4시간을 훌쩍 넘긴 것을 감안하면 기대하기 힘든 경기 시간이다.

9시 40분 가까이 되면 경기가 진행 중이라도 중계방송을 끊고 케이블 스포츠 채널로 중계를 넘기는 방안도 있다. 편성표대로 방송을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며 과거 그렇게 한 예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는 중계를 보는 야구팬들의 비판과 분노를 각오해야 할 일이다.

'여우각시별'은 지상파 수목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위로 잘 나가고 있다. '동상이몽2' 역시 월요일 심야 예능 강자다. 많은 팬들이 기다리는 프로그램들이어서 더 지연되거나 갑작스럽게 결방하면 항의가 쏟아질 것이 뻔하다.

평소 프로야구 정규시즌 때는 스포츠 채널에서 전담해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방송한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야구팬들을 위해 지상파 TV 3사가 돌아가며 중계를 한다. 관례나 중계 계약에 따라 그렇게 해오고 있는데, 시간 제한이 없는 야구의 특성상 방송사 편성 담당자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오늘 한화-넥센전은 스피디하게 진행돼 일찍 끝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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