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기업체감경기 하락 불안감고조
장기 침체 피하기 위한 성장 모델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경제 성장률과 기업체감경기 하락 등 경기 부진 전망이 지표로 나타나면서 재계의 추운 겨울이 예고되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4분기 업황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내년을 준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경제단체들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기업들의 체감경기 전망 지수도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은은 2018∼2019 경제전망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9%와 내년 2.8%에서 각각 2.7%로 낮췄다. 대한상공회의소의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도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됐다.

경기 전망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기업들은 일단 '신중모드'다. 밖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내수 역시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팎에서 경고음이 들어오면서 기업들은 당분간 제세를 낮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출과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반도체도 4분부터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당분간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D램 가격 하락이 양사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다.

반도체가 주춤하면 우리 경제는 적지 않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의 원맨쇼'에 힘입어 수출 성장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됐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계는 경기 부진의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과 신사업 투자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기업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크다. 경제 하향세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에서 응답기업 중 72.5%가 우리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봤다. ‘일시적인 경기 부진(20.9%)’과 ‘회복세 지속 혹은 전환기(6.6%)’라고 답한 기업보다 3배가량 많은 기업들이 장기적 부진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단기 처방 보다는 장기 비전을 통한 지속 성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규제 혁신 등을 통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정부가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해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도전하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 경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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