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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고용세습 비리, 법 구멍 막으려면
'감시권한 없는' 고용노동부의 지침 개정으로는 구속력 없어…고용정책기본법 개정 필요성 대두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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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0-23 13: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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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월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만약 비리가 있다고 하면 그것은 큰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더 객관적인 감사원에서 감사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며 "산하기관 직원 채용에 있어 공정하고 공평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서울시 산하 공기업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고용세습' 의혹이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등 전반에 걸쳐 확산되자, 구조적으로 이를 부추기는 제도상의 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정규직 전환에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서울교통공사에 이어 인천공항공사와 가스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및 한전KPS 등에서도 이러한 의혹이 발각되고 있어 감시 권한을 애초에 갖고 있지 않은 고용노동부가 지침을 개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공공기관 고용과 관련해 이를 규정한 고용정책기본법이 '채용시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된다'는 조항만 있으면서 오히려 '가족우선 특별채용'을 금지하지 않아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근로자가족 우선 특별채용 금지'를 규정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노동계 반대로 입법에 이르지 못했다.

야 3당은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공공기관 전수조사 및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당론을 모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 대치 중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중앙부처 등에 대한 1단계 전환에 착수했고, 올해 6월부터는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2단계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 공공기관과 지자체, 지방공기업, 교육기관 등 853곳에서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올해 8월말을 기준으로 8만5043명에 달한다.

서울지역의 한 노무사(41)는 고용노동부가 지침을 개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공공기관 내부의 채용 비리 근절을 보장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7월 정규직 전환 계획을 수립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함께 내놨다"며 "가이드라인에는 '전환 채용 대상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정규직 전환 추진한다'고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가이드라인에 '어떠한 평가절차를 거칠 것인지는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객관성이 결여된 평가절차나 임의적 평가시 법적 분쟁이 예상되니 유의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예견한 불공정 채용도 우려되므로 가이드라인 발표 직전에 채용된 경우 보다 엄격한 평가 절차를 진행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에 대해 "사실상 현재 돌아가는 공공기관들의 정규직 전환은 기관별 노사 합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여기서 불거지는 채용 비리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감시하는 것은 해당 기관이나 감독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에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설계한 고용노동부에 각 기관의 채용 비리를 감독할 권한이 없어 구속력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해 이 또한 고용세습을 부추기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와 관련해 "단체협약에 '친인척 우대' 등 차별조항이 있는 사업장들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상당수 눈감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출신 지역과 학력 등 스펙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가 되면서 노조의 도덕불감증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비정규직 제로라는 명분으로 공공기관 종사자가 증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민이 부담해야 할 세금의 증가를 야기한다"며 "이들의 정규직 전환 채용 등 인력운영이 고용정책기본법률이 아니라 정부지침에 맡겨져 관리가 허술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그는 "사용자와 노조가 담합하면 비리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며 "외부노출이 적은 공공기관 특성상, 코드인사를 통해 친인척 채용 비리를 서로 눈감아주기 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자체조사로는 공정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23일 감사원에 공식적으로 감사를 청구한다.

앞서 정부는 22일 이와 관련해 "공공기관 친인척 특혜채용에 대해 전수조사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해야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가족관계를 확인하려면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 친인척 채용비리와 관련해 대응방안 검토를 내부적으로 지시해 관련 실국에서 관계부처와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특혜 등 비공식적인 차별관행이 뿌리 뽑히고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과 신규 채용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향후 법제도상의 보완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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