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최근 논란이 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국정조사 요구에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치는 가운데 이들의 공동전선이 끝까지 이어질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22일 김성태 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3당 공동명의로 발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면적인 국정조사로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부작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했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일부 차이를 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정조사 대상에 들어가냐는 질문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언했지만, 대체로 여당과 맥을 같이해 온 장병완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국정조사에)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것(의혹)을 알고 있었던 기관장은 포함되지만, 박 시장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또 “야 3당은 국정조사가 절대 정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점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히며 대여 전선을 확대하는 데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선거제 개편을 목표로 간신히 닻을 올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자칫 민주당과의 ‘각 세우기’로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은 민주당이나 한국당 등 거대 정당에게 불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줄곧 요구해왔다.

정의당 역시 국정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제를 달았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22일 야 3당 기자회견 이후 브리핑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까지 해서라도 밝혀야 할 사안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함께 실시하자”고 해 한국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그러자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2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당연히 해야 된다”고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23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정의당이 뜬금없이 강원랜드 채용의혹을 들고나온 데 대해 과연 국정조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지, 또 물타기 하겠다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고 반발했다.

관련해서 야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국정조사에 대한 논의를 국감 뒤로 미룬 만큼 야당 공조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게 됐다”며 “정의당은 차치하고서라도 평화당 또한 선거제 개편이라는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변수가 도사리는 양상 아니겠나”라고 평했다.

   
▲ 김성태 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3당 공동명의로 발의하기로 했다./바른미래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