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소속팀 넥센이 아직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으니 아쉽고 또 아쉬울 것이다.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긴 했지만 고졸 2년차 이정후의 2018시즌은 신인왕을 차지했던 지난해 활약을 뛰어넘은 '대성공'이었다. 이제 이정후는 넥센에서뿐 아니라 한국프로야구를 빛내는 스타로 명함을 내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정후는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대전 경기에서 9회말 결정적인 호수비를 펼쳤다. 7-5로 넥센이 앞선 가운데 김회성이 친 잘 맞은 타구가 좌중간 쪽으로 향했다. 영락없는 안타로 보였지만 어느새 달려온 좌익수 이정후가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로 공을 글러브에 담았다. 상대 추격의 싹을 자른 멋진 수비였다.

하지만 이 수비로 이정후는 시즌을 접고 말았다. 다이빙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에 큰 충격을 받았고, 고통을 호소한 이정후는 교체돼 병원을 찾아야 했다. 두 차레 병원 검진 결과 이정후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깨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 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 구단은 22일 "이정후가 MRI, CT 촬영 등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2주 안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의 톱타자로 활약해온 이정후가 이날 한화와 3차전에 결장했고, 2연승을 달리고 있던 넥센은 3-4로 져 1패를 안았다. 넥센이 이정후 없이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은 큰 불운이 아닐 수 없다.

이정후 개인적으로도, 넥센에도, 부상으로 인한 시즌 아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정후는 올 시즌 제 몫 이상을 해냈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가 그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신인왕이었던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며, 이제 20살밖에 안된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 3할5푼5리(459타수 163안타)에 6홈런 57타점 81득점 11도루. 타율은 김현수(LG), 양의지(두산)에 이은 전체 3위였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없었으면 더 많은 안타를 때려냈을 것이다.

시즌 활약뿐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도 선발돼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그는 어느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타준족의 빼어난 외야수가 돼 있었다.

다만, 앞으로 이정후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상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올해 어깨를 두 차례나 다쳤다.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적도 있다. 종아리 부상이야 투구에 맞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지만, 어깨 부상은 모두 지나치게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다 당한 것이었다. 6월에는 2루타를 치고 3루까지 노리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다쳤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수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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