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남북관계 호전상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북한 관련 전담팀을 만드는 등 ‘북한 알기’에 매진하고 있다. 북한 경제에 대한 투자‧연구 비중을 늘리는 추세지만, 남북관계 특성상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언제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북한 관련 전담팀을 만들고 투자‧연구 비중을 늘리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전담팀을 신설해 눈길을 끈다. 

   
▲ 사진=연합뉴스


신한금융투자는 리서치센터 내에 ‘한반도 신경제팀’을 꾸려 남북 간의 경제협력 관련 보고서를 집중 발간하기로 했다. 한반도 신경제팀은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 소현철 이사를 팀장으로 한다. 소 이사는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증권업계 유일한 북한 전문가로 손꼽힌다. 

이 팀의 주요 업무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북한의 경제특구를 연계해 종합적으로 북한 경제를 분석하는 일이다. 향후 북한의 경제·산업 관련 분석 보고서도 시리즈로 발간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부터 업계 처음으로 ‘남북경협 관련 리포트’를 발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증권 역시 리서치센터 내 북한투자전략팀을 만들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중심이 돼 ‘북한 알기’에 나섰다. 전략적 제휴관계인 중국 중신증권· 베트남 호치민증권을 통해 북한 정보를 공유 받아 분석에 나선 점이 특징적이다.

마지막으로 하나금융투자는 북한 이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한반도 통일경제 태스크포스(TF)팀을 리서치센터 내에 비상설 조직으로 만들었다. 아울러 하나금융투자는 분기마다 ‘프로젝트 코리아(PROJECT KOREA)’라는 이름의 계간지와 이슈에 대응하는 자료를 수시 발간하고 있다. 이슈가 생길 시 상시적으로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전담팀까지는 아니지만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남북 경제협력 등 북한 관련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분석보고서를 내왔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존 조직을 활용해서 북한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분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북한을 공부하는 증권사들의 관점은 자못 장기적이다.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상황이 단기적 시장테마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북한이 이미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발전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각 증권사의 판단이지만, 가능성이 뚜렷한 만큼 한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문제에 심층적인 접근을 하려는 시도는 반길 만한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핵을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살아 있는 한, 돌발적인 이슈 하나가 남북관계 전체를 악화시켜 투자 관련 리스크를 증대시킬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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