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내년 1~분기 연속 인상"... 이주열 고민 커질 듯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은행이 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보고 있지만, 문제는 내년 '추가 인상'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이 1~2분기 연속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은의 고민이 더 커질 전망이다.

24일 한은과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이주열(사진 가운데)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원타임 이벤트(11월 1회 인상)냐, 베이비 스텝(점진적 인상)이냐'라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이) '원타임 이벤트'로 끝날지, '베이비 스텝'으로 계속갈지 판단은 지금으로선 딱 이거다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거시 경제가 '감내하는 범위 내'에서 금융 불균형 해소에 나서겠다는 것이지, 경기를 '도외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경제성장률 부진, 물가안정세, 가계부채 증가 둔화 등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1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2.8%에서 2.7%로, 물가전망치는 1.9%에서 1.7%로 각각 '하향조정'한 바 있다.

'금융안정'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인 가계부채증가율이 정부의 고강도 '9.13 부동산대책' 등 규제 강화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의하면, 바클레이즈는 금리인상이 올해 1회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 일부 IB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2.4%로 잠재정상률 2.7%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이주열 총재는 내.외금리차 자체를 금융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 금리와 주택가격이 일관된 관계를 보이지 않음을 언급했다"며 "이를 고려할 때 향후 내.외금리차 확대, 부동산가격 상승 등이 금리인상으로 '즉각'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미국이 내년 1~2분기 연속으로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외금리차를 즉각 반영하지는 않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IB 10곳 중 8곳은 미국이 내년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한은 뉴욕사무소가 IB 1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IB 13곳(81%)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내년 상반기 2회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쳤다.

특히 바클레이즈, 도이치방크,골드만, JP모건,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 5곳은 연준이 분기별로 1번씩 총 4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웰스파고 등은 연준이 내년 1~3분기 1번씩 총 3번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으며, 2회 인상을 예상한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홍콩상하이은행, 모건스탠리, 소시에테제네랄 등 5곳도 1~2분기 연속 인상에 손을 들었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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