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투수 임창용(42)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KBO리그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를 호령했고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임창용은 선수 생활 연장의 기로에 섰다. 

KIA 구단은 임창용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하고 내년 시즌 재계약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고 24일 발표했다.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고향팀 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은 지 3년 만에 방출당하는 처지가 된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올해 37경기에 등판해 5승5패4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팀 사정에 따라 마무리를 잠시 맡기도 했고, 후반기에는 선발투수로 뛰는 등 보직과 상관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며 KIA의 5위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 사진=KIA 타이거즈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구속 150km를 훌쩍 넘는 '뱀직구'를 앞세워 타이거즈와 삼성에서 수 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후배들 못지않은 체력과 구위를 보여줬지만 내년이면 만 43세가 되는 나이로 세월의 흐름에 밀려나는 모양새가 됐다.

임창용에게 직접 재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한 조계현 KIA 단장은 "임창용이 지난 3년 동안 잘 해주었지만 이제는 젊은 후배들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임창용을 방출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에 입단해 일찍 마무리전문 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1999년 삼성으로 이적해 주로 마무리로 뛰면서 선발투수로도 활약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부활에 성공, 일본 야쿠르트로 이적해 뒷문 수호신으로 5년간 128세이브를 기록했다. 2013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1년을 보낸 뒤 2014년 삼성으로 복귀, 두 차례 정규시즌 우승과 한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해외원정 도박 파문으로 은퇴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2016시즌 친정팀 KIA의 콜을 받고 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임창용이 복귀한 2016년부터 올해까지 KIA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임창용은 KBO리그 통산 760경기에 출전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임창용이 거취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역 연장 의지가 있다면 그를 원하는 팀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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