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2연패를 당하며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2차전에서 패배한 후에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보스턴과 2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전날(24일) 1차전에서도 4-8로 졌던 다저스는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주고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로 27일~29일 홈에서 열리는 3~5차전을 통해 반격을 노리게 됐다.

다저스는 이날 타선이 총 3안타에 그치며 8안타를 친 보스턴에 밀렸다. 타격 대결에서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타선 침체 외에 다저스의 패인으로 지목된 것이 투수교체였다. 이날 2차전 다저스 선발투수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4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를 이어오다 5회말 2아웃까지 잘 잡은 다음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불렀다. 여기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강판시키고 라이언 매드슨을 구원 투입했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결과적으로 이 투수교체가 실패작이었다. 매드슨이 불을 끄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강판될 때까지 1실점이었던 류현진은 남겨둔 3명의 주자를 매드슨이 모두 홈인시킴으로써 실점이 4점으로 늘어났다. 5회말 2-4로 역전당한 다저스는 이후 반격을 못해보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류현진은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선발이라는 기념비적인 등판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5이닝을 채우기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뒀던 류현진을 꼭 교체해야만 했던가에 대해 국내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5회는 류현진에게 맡겨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로버츠 감독의 류현진 교체는 타당했다고 봐야 한다. 2-1로 한 점 차 앞서 있는 상황에서 선발투수가 흔들려 안타 하나면 역적당할 수 있는 만루 위기였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인 단기전에서, 불펜에 강점이 있는 다저스 투수진을 감안하면 위기를 막아놓고 후반 승부를 보겠다는 선택은 납득이 간다. 류현진이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만루 위기를 만듦으로써 교체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다만, 매드슨 투입이나 그의 교체를 늦춘 것은 되짚어볼 만하다. 매드슨은 '두번째 투수'로 가장 적합한 불펜 요원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날 1차전에서도 구원 실패한 바 있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초반 난조로 3실점이나 하고 3-3 동점 상황에서 5회말 무사에 볼넷과 안타로 1, 2루 위기를 부르자 로버츠 감독은 매드슨으로 교체했다. 매드슨은 폭투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로 몰린 뒤 내야땅볼과 적시타로 2실점했다. 물론 이 2실점은 커쇼가 책임질 몫이었지만, 위기 상황에서 투수교체를 하는 것은 실점을 막아달라는 것이었는데 매드슨은 그 역할을 못해냈다.

로버츠 감독이 이틀 연속 선발 투수의 실점 위기에서 투입한 매드슨이 두 번 다 승계주자를 모두 홈인시켰다.

이날 2차전에서 매드슨이 등판해 첫 상대한 타자 스티브 피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2-2 동점이 됐을 때라도 다른 투수로 교체를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소 매드슨에 대한 믿음이 크다 해도 비슷한 상황이 두 경기 연속 되풀이됐으니 보다 유연하면서 과감한 교체기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1차전 커쇼의 부진(4이닝 5실점)에 대해서도 로버츠 감독의 앞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종 7차전 투수 운용이 초래한 악영향으로 보는 분석이 있다. 다저스는 밀워키와 6차전까지 3승3패로 맞선 가운데 21일 7차전에서 5-1로 이기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7차전에서 다저스는 4점차 승리를 굳히기 위해 7회말 2사 1루에서 마무리 켄리 잰슨을 조기 투입했다. 그리고 여전히 5-1로 4점차 앞선 가운데 9회말 커쇼를 등판시켰다.

커쇼는 세 타자를 삼진 두 개 포함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커쇼는 이 경기 1이닝 투구 후 이틀만 쉬고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어차피 커쇼가 1이닝(투구수 15개)밖에 던지지 않았고, 불펜피칭을 대신한 것으로 치면 무리한 등판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리그 우승이 걸린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지는 것과 불펜피칭은 투구수와 관계없이 체력적·정신적 소모가 천지 차이다. 

밀워키와 7차전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것도 아니고 5-1로 앞섰는데 굳이 마무리 잰슨을 7회 조기 투입하고 사흘 후 월드시리즈 1차전에 나설 에이스를 마무리 투입하는 강수를 둬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어쨌든 류현진은 2차전에서 팀 연패를 막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2연패에 빠졌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은 6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서게 된다. 다저스가 3~5차전 홈경기에서 최소 2승을 해야 6차전까지 열린다. 류현진이 보스턴을 상대로 설욕을 하며 월드시리즈 승리투수가 될 기회가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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