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국가는 왜 세금을 걷는 일에는 창의적일까? 자유무역이 이득인 줄 알면서도 보호무역의 장벽이 높아지는 이유는? 초고속 시대에 느리게 살기가 가능할까?. 이 모든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숙제다. 나의 일이지만 남의 일 같기만 한 이 복잡한 문제. 멀기도 하면서 가깝기도 한 불가근불가원인 숙제.

   
이 모든 숙제들은 어떤 과정과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여기에 명확한 답을 주는 책이 나왔다. 30년 경제기자로 살아온 오형규의 '보이는 경제 세계사'속에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경제 세계사의 35가지 결정적 장면'이 담겨 있다. 작가의 30년 기자 생활에는 사회작가, 방송·언론인, 경영작가, 경제·경영 칼럼니스트 등 많은 수식어가 그가 천렵해 생생한 기록의 믿음을 더해 준다.

실크로드에서 세계무역·연금술에서 인공지능까지, 경제사의 발전 과정과 함께한 인류의 진보를 담다!라는 말처럼 오늘날 당연시되는 것들이 실은 그 하나하나가 장대한 역사라는 것을 파고 들었다. 그 속에는 먼저 산 이들의 피와 땀, 열정과 모험, 도전과 깨달음이 배어 있다.

오늘날 흔한 맥주와 와인, 커피와 누들에도 수천 년의 역사가 숙성되어 있다. 또한 실크로드에서 세계무역까지, '눈에는 눈'에서 보험까지, 연금술에서 인공지능까지의 발전 과정은 그 자체로 인류의 진보다. 그 어떤 것도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 않았다. 이 책은 각 분야의 전문가나 전공자에게 다소 미흡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나 역사 속의 결정적인 장면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추려낼 수도 있다는 무한 상상를 더한다.

약설하면 중세를 무너뜨리고 근대를 연 페스트, 고대에서 가장 수익이 높았던 경제활동, 지중해 최강국 로마가 몰락한 이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고수익 사업이 될 수 있었던 해상무역, 향신료를 사이에 둔 네덜란드와 영국의 뒤바뀐 운명, 나라 경제가 망할 것을 알면서 돈을 마구 찍어낸 이유가 무엇인지, 미래에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인지,  AI 포비아를 극복하는 법 등 순차적으로 다뤘다.

저자는 교양인으로서 꼭 알아야 할 경제 세계사의 35가지 결정적 장면을 담았다. 경제 세계사의 35가지 결정적 장면은 대변화·전쟁·상업과 무역·음식·법과 돈·사회와 문화·자원과 과학기술 등 7개 분야로 나누어 구성했다. 오형규 저자의 전작 베스트셀러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의 속편 격이다.
 
 특히 이번 책은 전작에 미처 다루지 못한 경제사 속의 중요한 전환점을 확대해 보여주려고 노력한 점이 눈에 띤다. 전작이 망원경으로 조망한 거시 경제사였다면 이번에는 돋보기로 관찰한 미시 경제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먼저 지나간 이들의 발자취에 오늘의 삶과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다고 전한다. 따라서 미시 세계사에 관심이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이들에게 이 책이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 공부한 저자는 현재 한국경제신문에서 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자장면 경제학', '치명적인 금융위기, 왜 유독 대한민국인가, '카너먼이 들려주는 행동경제학 이야기-오락가락, 선택은 어려워', '십 대를 위한 경제 교과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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