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연장 18회까지 가는 월드시리즈 사상 유례없는 대접전 끝에 보스턴 레드삭스를 꺾고 연패 뒤 첫 승을 올렸다. 맥스 먼시가 끝내기 홈런을 날려 7시간 20분 혈전을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보스턴과 연장 18회까지 끝장 승부를 벌여 3-2로 이겼다. 원정 1, 2차전을 모두 패했던 다저스는 홈 3연전의 첫 경기를 간신히 잡으면서 반격의 1승을 따냈다.

설명이 필요없는 총력전이었다. 이날 두 팀은 9명씩, 총 1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쏟아부었다. 특히 보스턴은 2차전 선발로 나왔던 데이빗 프라이스가 9회 중간계투 등판하고, 4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네이선 이오발디가 12회 등판해 6이닝이나 던지는 등 선발 요원만 3명이나 투입하는 최강수를 두고도 패해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다저스는 야수 엔트리를 소진하자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대타로 나서기도 했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2-2로 맞선 가운데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경기. 1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맥스 먼시가 6이닝이나 던지며 투구수 90개에 이른 네이선 이오발디와 풀카운트까지 간 다음 7구째에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끝났다. 큼지막한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자 현지 시간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관중석을 지키던 다저스 홈팬들의 환호성이 다저스타디움을 뒤흔들었다.

선발로 나선 워커 뷸러의 눈부신 호투로 다저스가 일찍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다. 뷸러는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7이닝을 단 2안타만 내주고 볼넷 하나 없이 탈삼진 7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제때 터져주지 않았다. 뷸러가 호투하는 사이 다저스는 리드를 잡긴 했다. 1번타자로 출장한 작 피더슨이 3회말 보스턴 선발투수 릭 포셀로를 솔로포로 두들겨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후 다저스가 달아나는 점수를 내지 못해 불안한 긴장감이 계속됐다.

뷸러가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하고 물러나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0 리드를 지키기 위해 8회초 마무리 켄리 잰슨을 조기 투입했다. 이 승부수가 빗나갔다. 잰슨이 2사 후 재키 브래들리에게 솔로포를 맞고 1-1 동점을 내줬다.

이후 두 팀의 불펜 대결이 팽팽하게 이어지며 쉽사리 점수를 내지 못했다. 보스턴은 1-1 동점이 된 후 9회말 프라이스까지 마운드에 올려 ⅔이닝을 던지게 했고, 12회말에는 이오발디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연이어 뒀다. 다저스도 정예 불펜들을 줄줄이 내보내 맞섰다.

잠잠하던 경기가 13회 한 차례 요동쳤다. 보스턴이 다저스의 실책을 틈타 1-1 균형을 깨는 점수를 얻어 2-1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다저스도 13회말 보스턴의 실책 덕에 한 점을 얻으며 기사회생해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13회에서 두 팀이 승부를 보지 못한 것이 결국 18회까지 이어져 월드시리즈 최장 시간, 최장 이닝 경기를 만들었다.

한 경기를 치르면서 정확하게 두 경기만큼 진행된 이날 3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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