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스튜디오,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 프로젝트 앨범 발매
정연재 대표 "누군가의 이야기와 창작자의 재능 만났을 때 무궁무진한 가능성"
안상미 이사 "독립 예술가가 창작으로 정당한 수익을 벌 수 있었으면"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에 안고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기업이 있다. 0으로 시작했지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젊은 에너지로 세상과 소통했고, 그 소통이 켜켜이 쌓여 온기 가득한 결과물로 세상에 나왔다. 이름도 재기발랄한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이야기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제2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 무궁무진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정연재 대표(호미)와 안상미 이사(아리)를 만났다. 대표와 이사라는 직함 대신 서로를 호미, 아리로 부르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격의 없고 또 흐뭇한 두 사람이었다.

무궁무진스튜디오는 예술가의 창작 능력과 대중의 스토리를 연결해 세상에 하나뿐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 그룹이다. 청소년이 독립 뮤지션과 함께 자작곡을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 '사춘기뮤직스튜디오'와 고객 관점의 음악 창작 프로젝트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를 진행하며 뮤지션의 지속 가능한 음악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 사진=무궁무진스튜디오 제공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시작점, 소셜 미션은 누군가의 이야기와 창작자의 재능이 만났을 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린다는 거였어요. 창작자는 영감을 얻고, 스토리를 가진 사람은 추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핵심이었죠. 그러던 중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을 구조화하게 됐어요. 누군가가 청첩장을 주면서 축가를 해달라고 했을 때 '그럼 내가 네 이야기로 웨딩송을 만들어줄게'라며 결혼 적령기 친구들에게 해주던 프로젝트가 있었거든요." (호미)

현재 무궁무진스튜디오에서 집중하고 있는 소셜 프로젝트는 서울문화재단·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후원하고 필로스플래닛·라이브클럽빵이 협력 중인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 신랑신부의 사연을 소재로 싱어송라이터들이 만들어나가는 웨딩송 창작 프로젝트다. 사연 응모를 통해 선정된 다섯 커플의 이야기로 다섯 팀의 싱어송라이터들(공세영·전기장판·비온후갬·귀울임·김은태)이 만든 음악이 오늘(29일)부터 잇따라 발매된다. 첫 스타트는 제26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활발히 활동 중인 공세영이 끊는다.

"모든 곡이 그랬지만 공세영님의 곡이 참 인상 깊었어요. '서툴러도 알아줬음 해'라는 가사로 곡이 시작되는데, 간단한 기타 선율에 공세영님 특유의 낭랑하고 담백한 음색이 더해지거든요. 조용한 음악이지만, 다 듣고 나면 울림이 있더라고요. 신랑신부님께 녹음본을 먼저 들려드렸는데 신부님이 들으시곤 눈물을 또르르 흘렸대요.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희의 뿌듯함은 이런 데서 나오는 것 같아요." (호미)

무궁무진스튜디오가 구축하고 싶은 웨딩송은 단순한 축가의 개념은 아니다. 신랑신부의 사연과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추억의 산물을 선물하고 싶다. 우리가 좋아했던 음악을 듣던 시기의 냄새와 계절감을 기억하듯,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한 웨딩송이 신혼기를 떠올리게 하는 BGM이 됐으면 좋겠다는 무궁무진스튜디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허투루 준비할 수 없었고, 뮤지션과 사연자들이 소통하는 장인 '상견례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전기장판(김전기·장판숙) 팀의 곡이에요. 상견례 현장에 오신 커플이 서로 식성도 취향도 너무 다르지만, 서로 배려하며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전기장판 팀이 그 이야기를 북두칠성과 그 너머의 별들에 빗대 아름다운 가사로 잘 풀어주셨더라고요." (아리)

'우리가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 난 사실 너무 다른 그대와 맘이 맞긴 할까 / 우리가 이렇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 난 사실 오랜 친구 사이에 맘이 맞긴 할까 / 눈에 보이는 별은 일곱 개뿐일지 몰라도 / 실은 그 주변엔 무수한 별이 존재하죠 / 우리는 그걸 봐요 / 우리는 기억해요 / 우리는 영원에 가요' (전기장판 '북두칠성 그리고' 中)

"저희 프로젝트에서 가장 핵심이 된 건 사연자들과 아티스트들이 만나는 상견례 현장의 2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서로의 추억과 창작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설레기도 하고… 이 관계가 소중하고 큰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아리)

"따로 연락을 하는 건 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짧은 순간에 최대한 서로의 사연을 흡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도 곡의 실마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죠." (호미)


   
▲ 사진=무궁무진스튜디오 제공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는 자본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앨범 작업을 하지 못했던 뮤지션들에게도 큰 기회다. 사회적 기업이 목표인 만큼 창작자들이 애로사항을 극복하도록 돕고, 적극 지원한다는 게 호미와 아리의 모토. 이번 프로젝트 앨범 역시 음원 유통사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수익을 뮤지션에게 분배한다.

"독립 예술가가 창작으로 정당한 수익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소셜 미션이에요. 저희도 음악 작업을 하면서 부당한 상황을 많이 당해봤거든요. 창작비를 지원받지 못하기도 하고… 창작이란 무형의 활동이기 때문에 그것이 증빙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건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창작자분들이 느끼는 고충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궁무진스튜디오는 저희가 겪었던 모든 경험에 기반해 크리에이티브, 아트워크를 더해 기획을 하고 사업화하고 있는 과정에 있어요." (아리)

이번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에 비용 부족 문제가 따라오기도 했지만, 무궁무진스튜디오는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한정판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준 이들을 위해 지난 28일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도 개최했다. 알찬 구성의 '착한 리워딩' 덕분에 후원자들도 썩 만족스러웠던 프로젝트다.


   
▲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라이브클럽 빵에서 무궁무진웨딩송라이터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사진=무궁무진스튜디오

   
▲ 사진=무궁무진스튜디오 제공


무궁무진스튜디오와 함께하는 아티스트들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의 찬란한 기획이 빚어내는 작품은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 만큼 수많은 업무를 해내는 두 사람이지만, 그저 예술가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오늘도 열정을 다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건 여전히 이들의 업이고 놀이다.


▲ 무궁무진스튜디오 프로젝트 앨범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앨범 발매 일정

10/29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vol.1 - 웨딩송라이터 (01.내가 어떻게 - 공세영) 

11/2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vol.2 - 웨딩송라이터 (01.북두칠성 그리고 - 전기장판) 

11/5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vol.3 - 웨딩송라이터 (01.Love You - 비온후갬) 

11/9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vol.4 - 웨딩송라이터 (01.너로 물들다 - 귀울임)

11/12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vol.5 - 웨딩송라이터 (01.With - 김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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