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법인분리 사실상 조직 해체...GM에 놀아난 것"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메리 바라 GM 회장이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신설과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부문이 독립된 회사”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바라 회장은 조만간 한국을 찾을 의사도 밝혔다. 마침 이날은 국회 국정감사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출석한다. 

29일 국회 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이 한국GM 노조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한국GM 노조 측과 메리바라 GM CEO 간의 메일 서신에 따르면 GM본사 메리바라 회장은 연구개발 법인과 생산법인을 별도로 가져가겠다는 뜻을 국내에 전달했다.

   
▲ 메리 바라 GM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정유섭 의원은 이에 대해 “이는(연구개발과 생산법인의 분리) 대우차로부터 이어져 온 한국GM을 완성차 회사로 존속시키는 것을 중단하고, GM의 하청회사로 전락시키겠다는 입장을 GM 측이 공식표명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지난 5월 산업부와 GM, 한국GM 간 “한국GM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양측 간) 상호 존중, 호혜상생의 기초 하에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는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는게 정 의원측 지적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임한택 한국GM 노조지부장이 메리바라 GM CEO에 이메일을 보내 한국GM의 R&D 법인신설과 관련해 면담을 요청하고 카허카젬 한국GM 사장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하루 뒤인 24일 바라 회장은 이메일 답신을 통해 “노조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서신을 보낸다”며 “전담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 설립은 한국에 대한 지엠의 장기적 결속을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답했다. 

   
▲ 지난 22일 메리 바라 GM 회장에 전달된 한국지엠 법인분리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문 /자료=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그는 서신에서 한국지엠 법인 분리 의미를 강조하며 “전담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 설립으로 한국에 대한 GM의 장기적 결속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집중 경영·투명성 증대·운영효율 증대 등 이점이 있어 GM이 미래 연구개발 업무를 한국에 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서신에서 바라 회장은 GM은 분할이 연구개발 회사와 생산부문 모두가 수익성 있으며 독자생존한 사업부문으로 각각 자립하도록 해주는 중요한 단계”라 밝혀, GM이 한국GM을 GM의 생산과 R&D 용역을 수행하는 각각의 독립회사로 분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섭 의원은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을 위해 국민혈세를 투입해가며 한국GM을 회생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결국 GM의 하청회사로 귀결됐다”며 “우리 정부가 GM본사에 놀아난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GM이 한국GM을 연구개발 및 생산, 판매까지 이뤄지는 완성차 회사로서의 조직을 해체하고, GM본사의 생산·판매와 연구개발 부문의 각각의 독립된 하청회사로 분리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국GM의 연구개발 부문이 신설법인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남아있는 생산 법인도 한국GM이 자체 개발한 차량의 생산이 종료되는 오는 2023년 이후에는 GM본사가 개발한 차량만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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