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백일의 낭군님'이 종영했다. 꾸준한 인기, 기록적인 시청률 등 많은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가 시청자들과 작별하면서 큰 선물 하나를 남겼다. 바로 '배우' 도경수의 매력 재발견이다.

30일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최종 16회가 방송됐다. 왕세자 이율(도경수)은 원수이자 국정농단의 주범 김차언(조성하)을 처단했다. 또한 이율은 기구한 인연으로 얽혔던 사랑하는 여인 윤이서(남지현)를 찾아가 프러포즈와 함께 입맞춤을 했다. 깔끔한 해피 엔딩이었다.

   
▲ 사진=tvN '백일의 낭군님' 홈페이지


'백일의 낭군님'은 방송 내내 많은 화제가 됐다. 사극 로맨스의 달달함에 궁중 권력암투라는 강렬한 맛을 더했고, 현대극적인 퓨전 코믹 요소로 적절히 양념을 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 결과 tvN 월화드라마 최고 기록을 가볍게 경신(종전 최고는 '또 오해영' 10.6%)했으며, 30일 최종회 시청률은 무려 14.4%(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나 됐다.

흥미로운 줄거리를 실감나게 전한 배우들의 힘이 컸다. 악역을 맡아 열연한 조성하, 우유부단한 왕 역할의 조한철을 비롯해 정해균 안석환 등 중견 연기자들과 김선호 한소희 김재영 등 신예 연기자들의 조화가 빛났다. 여기에 이준혁 김기두 허정민 이민지 등의 감초연기가 맛깔스러움을 더했다.

주연배우 도경수와 남지현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 두 주연배우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도경수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 경력을 쌓긴 했으나 여전히 한류그룹 엑소(EXO) 멤버 디오(D.O) 이미지가 강했다. 남지현 역시 어려서부터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지만 아역배우 출신 이미지가 강했다. 둘은 굵직한 미니시리즈의 주연은 처음 맡은 것이어서 드라마를 힘있게 끌고갈 수 있을 것인지가 미지수였다.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도경수와 남지현은 이율과 윤이서로서뿐 아니라 각자 기억상실과 신분박탈로 원득, 홍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실상의 1인2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주인공다운 열연과 연기호흡을 보여줬다.

   
▲ 사진=tvN '백일의 낭군님' 홈페이지


특히 도경수.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로 연기 활동을 병행해온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도 연기자로서 '될성부른 떡잎' 면모를 보여왔다. 연기에 뛰어드는 아이돌스타 출신들이 흔히 선택하는 '멋짐 뿜뿜' 배역은 도경수의 필모그래피에 거의 없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영화 '카트'(이상 2014년)에서 연기자로 첫선을 보일 때부터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강렬한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던 그다. 이후 영화 '순정'이나 '7호실' '신과함께', 드라마 '너를 기억해' 등에서 개성있는 연기로 내공을 키워왔다.

이번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도경수는 미니시리즈 주연 정도는 너끈히, 그것도 매우 잘 소화할 수 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빛을 발하는 눈빛연기와 안정된 대사 톤을 바탕으로 분위기 있는 애정신, 몸을 써야 하는 액션연기에 코믹연기까지 복합적으로 보여줬다. 

팬들 사이에서는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에 이어 도경수가 사극 주연을 통해 배우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연기 스펙트럼이 상당히 폭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도경수의 연기 경력에는 이제 성공한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주연 이율(또는 원득) 캐릭터가 더해졌다.

엑소의 디오는 이렇게 연기자 도경수라는 날개옷을 입고 더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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