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상승하면서 코스닥 시장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컨틴전시 플랜’을 존재를 언급하면서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이미 크게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변동성 강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포진된 코스닥 시장이 대폭락을 한 여파로 개미 투자자들의 평균손실률은 3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 자료에 따르면 급락세가 뚜렷해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단순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6.85% 하락률을 나타냈다. 특히 상위 12개 종목의 하락률은 –21.95%에 달해 충격을 더했다. 

흐름이 좋은 편이었던 지난 1월 코스닥 지수 고점 932.01과 대비해 보면 무려 30%나 하락한 결과다. 코오롱티슈진, 셀트리온제약, 제넥신 등은 30% 이상의 손실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 종목들은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매수한 코스닥 상위주들이다.

이달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은 무려 51조 5290억원이나 공중으로 사라졌다. 시가총액 1조가 되는 종목들은 지난 4월16일까지만 해도 45개에 달했지만 현재 24개 밖에 되지 않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반도체, 포스코 ICT, 톱텍, 삼천당제약, 웹젠, 케어젠 등이 시총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처럼 과도한 낙폭이 나타나고 있지만 누구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분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종목 중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주가가 수십% 하락한 종목들이 즐비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극심한 압박을 받으면서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코스닥에서) 테마주들이 하락한 경우라면 비합리적 기대감이 조정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산업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과도한 투매”라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역시 “최근 코스닥 시장은 개인들이 패닉에 빠져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평균적으로 30% 이상 손실을 봤기 때문에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 과도한 ‘패닉’이 연출된 점에 대해 금융당국은 컨틴전시 플랜을 언급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9일 “현재 증시는 ‘패닉’까지는 아니다”라고 진단하면서 “변동성 확대시 '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대응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가격(주가)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써서 시장을 통제하고 증시 급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틀렸다”면서 “정부가 개입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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