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등을 면담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접촉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전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기 전에 윤 실장을 면담했다. 이는 29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면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돌아간 뒤 미 국무부가 한미 간 북한 비핵화와 남북 교류사업을 둘러싼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새로운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만큼 비건 대표가 윤 실장을 만난 취지가 워킹그룹과 연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비건 대표가 청와대의 2인자인 임 비서실장에 이어 문 대통령의 최측근까지 면담한 것은 남북관계와 비핵화 등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아울러  대북제재와 경협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피력했을 것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워킹그룹의 취지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노력과 제재이행 수준을 함께 관찰’하고, ‘유엔제재와 합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윤 실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 위해서 북에 파견된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방북해서 북측 인사들과 소통한 경험이 있고, 2차 정상회담에서도 배석하는 등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온 총괄 실무자”라며 “비건 대표 입장에서 만나야 할 실무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건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난 다른 사람이 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비건 대표는 28일 취임 후 네번째로 방한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 비서실장을 만났고, 같은 날 오전에는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면담한 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가졌다. 

또 30일 오후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면담한 뒤 같은 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2시간동안 만났다.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면딤하기에 앞서 본관 인근 경내를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