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일수 31% 증가…호실적으로 보기 힘들어
한국지엠, 노조발 '철수설'로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쳐
   
▲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10월 판매실적이 수치상으로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일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10월 판매실적이 수치상으로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일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개별소비세 인하와 연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일수가 31%가량 증가한 것에 비하면 판매대수 증가비중이 크지 않게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지엠의 경우 철수설이 불거지며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며 최하위로 전락했다. 이에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10월 내수판매는 총 13만9557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8% 증가했다. 

내수판매 증가의 상당부분은 지난해 10월 대비 영업일수 증가 효과다. 

지난해 10월은 추석연휴와 대체공휴일, 개천철, 한글날에 샌드위치 임시공휴일까지 더해 무려 10일 간의 황금연휴가 있었던 관계로 실영업일수가 16일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는 추석 연휴가 9월이었기 때문에 10월 영업일수는 21일이었다. 영업일수가 31%가량 늘어난 만큼 '20%대 판매 증가는 기본'으로 예상됐었다. 

현대차의 경우 10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76만6288대를 판매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에서는 맏형 싼타페(프로젝트명:TM)를 중심으로 더 뉴 투싼과 코나가, 세단 시장에서는 그랜저IG와 더 뉴 아반떼가 10월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싼타페TM과 그랜저IG는 각각 9781대와 9037대의 판매실적으로 국내 판매 전 차종 1,2위 자리를 유지하며 최고 인기 모델로서의 명성을 과시했다. 

디자인 호불호로 언급됐던 더 뉴 아반떼도 7228대의 양호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10월 4만6100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전년 대비 2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세단 더 K9이 122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본격 판매를 시작한 4월 이래 7개월 연속 세 자릿수 판매기록을 이어갔고, 올 뉴 K3, 더 뉴 K5도 4000대 이상 팔리며 K시리즈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RV 모델 중에서는 카니발이 6829대로 4월 이후 7개월 연속 기아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고 쏘렌토도 5346대의 판매실적으로 경쟁차 싼타페TM의 높은 인기 속에서도 선전했다.

쌍용차는 10월 36.0% 증가한 1만82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완성차 5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첫 월 1만대 돌파다. 

렉스턴 스포츠가 전년 동월 대비 139.1% 증가한 4099대 판매되며 내수 성장세를 주도했고 티볼리(3910대)와 G4렉스턴(1573대)도 각각 5.4% 및 23.1%씩 늘었다.

르노삼성은 10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4.0% 증가한 8814대를 판매했다. 중형 SUV QM6가 전년 동월 대비 51.6% 늘어난 3455대로 올 들어 처음으로 월 판매 3000대를 넘었고, SM6도 3.0 증가한 2155대가 판매됐다. '가성비'를 앞세운 SM6 프라임은 328대가 판매되며 SM6의 판매 하향 곡선을 상승세로 돌리는 데 일조했다.

르노 브랜드로 판매되는 소형차 클리오도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전월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681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 15일 출시한 르노의 상용차 마스터는 174대가 판매됐다.

한국지엠은 10월 7.8% 증가한 8273대의 내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1개월 만에 이뤄진 내수 판매 반등이지만 영업일수 증가 효과를 빼면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 임단협까지 마무리지은 노조가 회사 법인분리에 반대하며 그동안 잠잠했던 '철수설'을 재부각시킨 게 내수 판매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차 스파크가 15.6% 증가한 3731대, 중형 세단 말리부가 10.0% 증가한 1939대, 소형 SUV 트랙스가 62.5% 증가한 1558대 등으로 선전했으나 나머지 모델들은 대부분 판매가 줄었다. 

특히 올해 유일한 신차 이쿼녹스는 189대의 판매실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및 해외생산 판매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10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34만187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기아차는 20만4194대를 해외 시장에 판매하며 0.8%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전년 동월대비 근무일수 증가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늘었음에도 불구,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수요 감소와 터키 등 신흥국의 경제 위기가 해외 판매에 악재로 작용했다. 

르노삼성의 10월 수출 실적도 전년 동월대비 22.0% 감소한 9816대에 그쳤다.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 물량이 21% 늘었으나 QM6(수출명 꼴레오스) 수출이 77.4%나 줄었다.

쌍용차도 10월 3342대를 수출하며 0.4%의 미미한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그나마 소형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10월 19.9% 증가한 3만2204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10월은 전년 동월 대비 영업일수가 30% 이상 증가한 데다 개소세 인하와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까지 있었음을 감안하면 20%대 내수 판매 증가율로는 실적 회복을 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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