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관광객 유치 노력"과는 대조적...9층 화장품 코너에만 고객들 몰려
   
▲ 현대백화점면세점 9층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너에 고객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1일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그랜드 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에는 오픈 전부터 3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순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보는 이상, 이들은 대부분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현대백화점면세점 앞에는 대형 버스보다는 승합차들이 주로 드나들었다. 승합차는 주로 따이공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가 "장기적으로 개별 관광객(FIT)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점과 대조적이다. 

오전 9시 30분 오픈하자마자 이들은 9층 화장품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섰다. 특히 코스메데코르테, 이브 생로랑,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화장품 코너에 긴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그 다음 고객들이 많이 몰린 곳은 10층 멤버십 데스크였다. 여기서는 회원가입 및 사은품과 쿠폰 등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렸다.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내국인 고객들은 거의 찾기 힘들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에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해 번호표를 뽑고 있는데 아직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그런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 현대백화점면세점 8층에 설치된 줄리안 오피의 작품./사진=미디어펜

또 내국인 중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이 사전에 알린 신규가입 이벤트를 보고 찾아온 고객도 있었으나, "온라인면세점에 가입했으면 오프라인면세점에 중복 가입을 못한다", "온라인면세점에 가입했으면 오프라인면세점 가입 때 드리는 선불권 1만원을 제공하지 못한다" 등의 말을 듣고 항의하는 고객도 있었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내국인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고객 입장에서 여러 혼란스러운 점이 많아 보였다. 

럭셔리 코너인 8층에는 구찌, 발리 등이 영업을 시작했으나, 프라다, 몽클레르, 보테가 베네타, 오메가 등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미 오픈한 상태라 고객들도 많지 않았다. "2016년 12월 특허를 딴 이후 2년간 준비한 게 고작 이 정도이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동시에 특허를 땄지만 지난 7월 먼저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보다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8층과 10층에 설치된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의 영상 작품도 값비싼 예술 작품일 수 있으나 강렬한 인상을 주거나 한류 관광을 지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신세계면세점 본점에 설치된 카스텐 휠러의 대형 '회전그네'는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음악과 함께 강렬한 인상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오픈 때 설치된 영상 작품에는 전국의 유명 관광지를 영상에 담아 소개하면서 한류 관광을 알리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설치된 줄리안 오피 작품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해 독특함도 떨어졌고 면세점의 장소적 특성과도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 현대백화점면세점 8층 많은 럭셔리 매장들이 미오픈 상태라 고객들이 많지 않다./사진=미디어펜

또한 쇼핑객들이 쇼핑과 함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도 부족해 보였다. 여타 면세점들이 쇼핑객들에게 인증사진과 동영상 등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하며, 안내 로봇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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