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펫보험 시장이 손해보험업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펫보험 시장은 단순 ‘밥그릇’ 싸움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진짜 펫팸족이 원하는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상품만 지속적으로 출시·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간거래(P2P) 보험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은 명확한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채 보험료를 책정해 판매하는 등 무책임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선 반려견을 대·중·소형견으로 나눠 보험료를 책정한다. 해당 기준을 통해 보았을 땐 견분류에 따라 보험료는 최대 5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대한애견연맹에서도 대한수의학회에서도 반려견을 대·중·소형견으로 나누는 기준은 없다고 설명한다. 수의사들도 모르는 분류 기준을 통해 보험사에선 어떤 방식으로 보험료를 책정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 국내에서 펫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그리고 신상품을 출시한 메리츠화재와 DB손보 등 5개사다. 

펫보험의 연간 실적은 1000건 내외로 판매 실적은 몹시 열악한 상황이다. 펫보험에 가입할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보업계에선 펫보험 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포화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펫보험을 드느니 차라리 적금을 드는 편이 낫다고 추천한다. 보험사에서 펫보험을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반려동물 등록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부분과 통일되지 않은 의료수가로 인한 높은 손해율 등을 이유로 펫보험 상품 개발과 연구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대며 정부에 칼자루를 넘기는 모양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해선 정부를 향해 강한 반발의 목소리를 서슴치 않던 손보업계의 모순적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 인삼 판매자는 단순히 인삼만 보고 파는 것이 아니라 인삼이 자라는 흙까지 철저한 조사를 한 뒤에 그제서야 인삼을 판매한다고 한다.

하다못해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업계에서 연구비용이 많이 든다는 핑계로 뒷짐을 진 채 엉성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어설픈 상품을 내놓는 태도는 너무도 무책임한 행태는 아닐까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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