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6개월간 유류세 4종 15% 감면
석유업계, 유류세 인하 체감 지원 나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유류세 인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시적 감세가 아닌 영구적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6일부터 6개월간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지방세(주행세) △교육세 등 4종의 세금을 15% 감면한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 및 최저임금 급등 등으로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기름값이 18주 연속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다섯째주 휘발유값은 리터당 169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동차용 경유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시행일부터 세금 인하분을 즉각 반영한 공급에 들어가며, 한국주유소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등 석유유통단체들도 대리점 및 주유소 판매가에 이를 신속히 반영토록 협조하기로 하는 등 석유업계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 6일부터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다./사진=픽사베이

 
이번 인하로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각각 최대 123원과 87원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주유소 내 기존 물량을 소비되고 기존 물량이 판매되는 시점부터는 소비자들도 유류세 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서민·자영업자의 유류세 부담이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유가 상승 및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시행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가 한시적 조치라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휘발유에는 리터당 52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주행세(137.5원)가 붙는다. 여기에 교육세(79.35원)와 부가세 외에도 수입부과금과 관세 등을 포함하면 판매가의 절반 이상이 세금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인하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 제품별 유류세율/사진=오피넷 홈페이지


이 가운데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리터당 475원이 기본이라는 점에서 기본세율 보다 높은 액수를 걷어왔으며, 이에 따라 주행세와 교육세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왔다.

다만 정부가 유류세를 통해 지난 2016년 23조7300억원의 세수를 확보했으며,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과 경유 및 LPG에 부과되는 세금이 연동됐다는 점은 유류세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며, 한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이같은 조치의 직격탄을 맞아 국내 기름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유류세 인하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사례를 들어 감세가 실제 휘발유값 하락을 야기하지 못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을 상쇄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국내 기름값 인상폭은 국제유가 상승폭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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