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벤투 감독의 부름을 아예 받지 못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던 이승우에게 시련이 닥친 셈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월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에 나설 26명의 대표선수 명단을 5일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이승우는 2018년을 분주하게 보냈다.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돼 만 20세의 나이에 월드컵에 출전, 교체 멤버로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뛰었다.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주역이 됐다. 일본과의 결승전 연장 선제골을 넣고 포효하던 이승우의 모습은 지금도 축구팬들의 눈에 선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라운드 안팎에서 통통 튀는 매력과 청소년 대표 시절 발군의 기량으로 일찌감치 '한국축구의 미래'로 꼽혔던 이승우가 일찍 자신의 시대를 여는가 했다.

하지만 이후 이승우는 침체기에 빠졌다. 소속팀 베로나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경기 출전이 뜸해졌다. 9월과 10월 A매치 때는 신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활약이 미미했고, 10월 우루과이, 파나마전에는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11월 소집 대표팀 명단에서는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제외했다.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 사정이나 부상 등으로 빠져 이승우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벤투 감독은 이승우 대신 비슷한 포지션의 나상호(광주)를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뽑지 않은 데 대해 "이승우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승우는 10월 소집 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발탁하지 않았다.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대표팀에 합류해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소속팀에서도 출전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단계 성숙이 기대됐던 이승우가 오히려 뒤로 물러서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 젊고 보여줄 것이 많은 이승우다. 스스로 기량을 키워 소속팀 경기에 자주 나서며 경쟁력을 갖춰야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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