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미국 정부가 5일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2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경제 제재를 전면 재개한 가운데, 미 정부는 제재에 있어서 6개월간 한시적 면제를 받는 나라가 한국을 포함해 일본·대만·인도·이탈리아·그리스·터키·중국 등 8개국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소개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 국무부 및 재무부 발표에 대해 "한국 등 이번에 예외를 부여받은 국가에 대해서는 향후 180일 간 예외 인정 분야에서 이란과의 거래가 가능하고 180일 후에는 예외조치 연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는 이란산 원유 감축 수준 등 구체적 내용은 한미 간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미 정부의 이번 제재는 이란산 원유·천연가스·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차단하고 국영 석유회사(NIOC) 및 선박회사, 이란중앙은행 혹은 이란 국내은행의 외국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강도 높은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미 정부의 이란 제재는 지난 5월8일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후 3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난 8월7일 시작됐다.

당시 8월7일 미 정부는 1단계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해 금·귀금속·흑연·석탄·자동차·상용기·부품·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개인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발동했다.

외교부는 미 정부의 '제재 예외' 인정과 관련해 "(한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지속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필수적인 컨덴세이트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게 되었다"며 "한-이란 간 교역에 활용해온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 유지가 인정됨으로써 비제재 품목의 대이란 수출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외교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이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이 대이란 제재 복원을 발표한 직후(5월8일)부터 6개월에 걸쳐 정부 각급에서 전방위적으로 대응했다"며 "정상 및 장차관급 등 고위급에서 우리 입장을 미측에 지속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8차례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11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시 협의에는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단장으로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은행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예외 인정 결정을 이란의 가용 자금원 차단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압박 기조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정신에 기초해 양국 실질협력을 강화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했다"고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번 예외 인정에 대해 "동맹국과의 특수 관계 및 한국이 처한 교역 상황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미 정부가 최대의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았다.

외교부는 이번 예외 인정을 계기로, 우리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관 국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국 정부가 5일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2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경제 제재를 전면 재개했다./미국 재무부 페이스북 공식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