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갖는 A매치에서 기존 대표팀의 틀과 상당히 다른 멤버를 구성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월 A매치 호주 원정 2연전(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설 벤투호 3기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대표팀의 핵심을 이뤘던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에 소집되지 않았고, 병역특혜 봉사활동 조작으로 대표팀 자격을 박탈당한 장현수(FC도쿄)도 없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대신 만19세 신예 김정민(리퍼링)을 비롯해 이유현(전남), 나상호(광주) 등 3명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청용(보훔)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수비수 권경원(텐진)이 다시 합류한 것도 눈에 띈다.

벤투 감독은 "선수 구성에 변화는 있지만 우리가 유지해온 플레이 스타일을 얼마나 완성하느냐가 포인트다"라고 이번 3기 멤버들로 호주 원정에 나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경기를 치를 것인지 기본적인 계획을 밝혔다.

무엇보다 플랜B를 확실하게 점검하는 것이 이번 벤투호 3기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에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 중 손흥민-기성용-장현수는 대표팀에서 각각 공격-중원-수비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한국대표팀의 기본 골격을 이뤘던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졌다. 누군가는 손흥민처럼 공격을 진두지휘할 선수가 있어야 하고, 누군가는 기성용이 해왔던 것처럼 중원을 지키며 경기 조율과 볼 배분을 해야 한다. 장현수를 빌드업의 출발로 삼고자 했던 벤투 감독이기에 이제는 다른 수비수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들이 빠진 대표팀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 벤투 감독은 누구를 플랜B의 기둥으로 내세울 것인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새로운 원석을 발격해 보석으로 키우는 것도 대표팀이 꾸준히 해나가야 할 과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나상호, 김정민, 이유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월 대표팀에 첫 합류했으나 데뷔출전 기회를 못 얻었던 박지수(경남)도 있다. 

이들에게 얼마나 출전 기회가 주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벤투 감독이 19세 김정민에 대해 "직접 데리고 있으면서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한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훈련 등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어필하면서 지속적으로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새 멤버들에게는 중요한 과제다. 자질을 발견하고 새로운 대표 자원을 키워내는 것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풍부한 경력의 이청용과 구자철이 돌아온 가운데 벤투호 3기가 또 어떤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의 성원을 이끌어낼 지 궁금하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한 후 한국은 4차례 평가전에서 2승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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