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6일 국회 질의에서도 경제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보였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코스피 급락,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을 볼 때 경제위기라고 인식할 만한 근거가 많다’는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의 질의에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경제적 해석으로만 할 때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어 ‘최근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위기론이라고 말한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냐, 청와대 입장이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답했다.

장 실장은 또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것’에 대한 질문에 “경제적으로 본다면 저소득층을 위해, 중산층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은) 전체 노동자의 75%인 임금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쉽게도 자영업자를 비롯한 비임금 근로자 등 25% 노동자에게는 어려움이 있었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우리나라는 20년 동안 투자와 수출중심으로 성장해 경제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길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재 국내 경제여건이 어떠냐’는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질의에 “일부 거시지표에 있어 수출이나 소비, 이런 것들은 견조하다고 본다”면서 “그렇지만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리스크 관리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하성 실장이 ‘내년에 실질적인 경제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같이 신경써야 할 때이다. 대통령이나 총리나 저나 경제 문제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동반 교체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김 부총리는 사의표명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김 부총리는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느냐’는 이장우 의원의 질문에 “고용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답했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9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두 번째 정례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고형권 기재부 1차관, 김 부총리, 장 실장,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