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달궈진 한국시리즈 흥행 열기에 뜻밖의 암초가 등장했다.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미세먼지의 습격과 비 예보다.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맞붙은 2018 한국시리즈는 지난 4, 5일 잠실에서 열린 1, 2차전 모두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규모인 2만5000석 잠실 관중석이 꽉 들어찬 가운데 열전을 벌여 1차전 SK 7-3 승리, 2차전 두산 7-3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이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오늘(7일)부터 SK 홈인 인천에서 3~5차전이 열린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 지난 4월 미세먼지에 뒤덮였던 잠실구장. /사진='더팩트' 제공


7일에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고됐다. 전날인 6일에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고 이날은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까지 시행됐다. 차량 2부제, 대중교통 이용 등을 당부하는 긴급 재난 문자가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전송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오후 6시 30분 시작될 예정인 3차전은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프로야는 정규시즌 4월 6일 수도권 3경기, 4월 15일 광주 경기 등 총 4경기가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이미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고된 마당에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린다고 해도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된 채 경기를 관전해야 하는 프로야구의 특성상 관중석이 들어찰 지는 미지수다.

한국시리즈 4차전이 예정된 8일에는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돼 있다. 경기가 열리는 인천 지역도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플레이볼 시간 전후에는 강우 확률이 80~90%에 이른다. 중부지방 강우량도 40~60mm 안팎으로 적잖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로, 비로, 이틀 연속 한국시리즈 경기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연히 관중 동원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SK와 넥센이 치른 준플레이오프 5경기는 한 번도 만원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 흥행 우려가 있었으나 한국시리즈 들며 1, 2차전 연속 매진으로 다시 열기가 뜨거워졌다. 한국시리즈만 놓고 보면 2015년 두산-삼성의 1차전부터 16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불가항력적인 기상 상태로 흥행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취소 여부에 따라 예매표 취소나 재예매 등 혼선도 예상된다. 한국시리즈 연속 매진 기록이 중단될 위기다. 

만약 취소되는 경기가 나올 경우 한국시리즈 일정이 더 늦춰지는 것도 문제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 중단으로 인해 정규시즌이 늦게 끝나 10월 중순에야 시작됐다. 한국시리즈는 11월 4일에야 막이 올랐고 7차전까지 갈 경우 12일 종료될 예정이다. 기온은 점점 내려갈텐데, 경기 순연 사태까지 벌어지면 '가을야구'보다는 '겨울야구'에 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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