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번 한국시리즈가 '홈런 시리즈'가 되고 있다. 3차전까지는 그랬다.

8일 인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의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SK가 7-2로 승리를 거뒀다. 잠실 1, 2차전에서 1승1패를 나눠가졌던 두 팀인데 3차전을 이긴 SK가 2승1패로 앞서가게 됐다.

1~3차전에서 승부를 가른 것은 홈런포였다. 홈런을 치면 이겼고, 홈런을 치지 못하면 졌다.

4일 1차전에서 SK가 홈런 두 방을 쳤고 두산은 홈런이 없었다. 경기 결과는 SK의 7-3 승리. SK는 1회초 한동민이 투런홈런을 날려 기선제압을 했고, 두산의 추격으로 4-3으로 쫓겼을 때 6회초 박정권이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달아나는 점수를 뽑으며 승리를 굳혔다.

5일 2차전에서는 두산이 홈런 한 방을 쳤고 SK 홈런포는 잠잠했다. 두산이 7-3으로 승리하며 1차전 패배 스코어를 고스란히 되갚았다. 두산은 4회말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최주환이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홈런포로 끌어올린 기세를 승리로 연결했다.

   
▲ 사진=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7일 3차전에서는 SK가 다시 홈런포를 앞세워 낙승을 이끌어냈다. 로맥이 1회말 선제 스리런포를 날린 데 이어 8회말 솔로포를 보태며 경기를 지배했다. 8회엔 이재원의 쐐기 투런홈런까지 나왔다.

올 시즌에도 SK는 팀 홈런 1위를 기록했다. 무려 233개의 홈런을 날려 최하위 NC(143개)보다 90개나 더 많았다. 40홈런을 넘긴 선수가 두 명(로맥 43개, 한동민 41개) 있고 최정은 부상 공백에도 35홈런을 때렸다. 그밖에도 김동엽이 27홈런을 기록하는 등 두자릿수 홈런 타자만 8명이나 된다.   

두산은 팀 홈런 191개로 4위에 랭크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이 정도 홈런수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타선이 장타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중심에는 김재환이 있었다. 김재환은 44홈런으로 당당히 홈런왕에 올랐다. 이외에 20홈런대 트리오(오재일 27개, 최주환 26개, 양의지 23개) 등 두산 역시 두자릿수 홈런 타자 8명을 자랑한다.

당연히 이번 한국시리즈는 두 팀의 화끈한 화력 대결이 예상됐다. 실제 3차전까지 모두 홈런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SK는 홈런포가 꾸준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타자들 대부분 두루 홈런 손맛을 봤다. 넥센과 치른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도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정규시즌 후 한국시리즈까지 3주간 실전 공백기가 있었던 탓인지 타선이 대체로 가라앉아 있으며 홈런도 2차전에서 나온 최주환의 한 방이 유일하다.

더군다나 두산은 3차전을 앞두고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주포 김재환이 옆구리 통증을 느껴 이날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다. 8일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4차전 출전도 힘들 전망이며 남은 시리즈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어디서 홈런포가 터질 지 모를 정도로 타선 전체가 홈런타자들로 중무장돼 있는 SK, 김재환이 이탈한데다 최주환 외에는 홈런포가 가동되지 않고 있는 두산. '홈런 시리즈'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승부는 이미 기울었는지 모른다. 

두산은 투수진이 SK 홈런포를 무력화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장타력 있는 타자들이 배트를 달궈야 밀리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팀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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