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5% 관세부과 땐 한국 수출 0.5% 감소 전망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라 한국 수출이 최대 0.5%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국이 대중 수입품 200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수출이 약 0.3∼0.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 관세율을 25%로 올리면 한국 수출이 최대 0.5%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무역적자 규모가 큰 국가들에 대하여 개별
무역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특히 심화된 상태로 지식재산권 침해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 폭탄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역전쟁의 촉발은 지난 3∼4월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은 3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관세를 매긴 것이 본격적인 시작이 됐다.

7∼8월에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두 차례에 걸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고, 9월에는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 갈등이 고조됐다.

미국은 대중국 수입의 절반 가량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로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양국은 세계 교역의 22.7%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라 주요 교역국인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

무역 측면에서 보면 교역 위축으로 중국과 미국의 중간재 수요가 감소해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8%에 달하는데 78.9% 가까이가 중간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역분쟁 심화가 중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다소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무역분쟁에 따라 올해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양국 간 관세부과 조치가 발효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에도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9월 국내의 대중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9.9%로 총수출 증가율(4.7%)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내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현행 10%에서 25%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라 안심할 수 없다.

한은은 관세율 폭탄으로 한국 수출이 0.3∼0.5%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그에 따른 감소 품목으로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을 언급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대중 통상 정책이 자국 내 특정 산업 보호, 외국인투자 유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어 양국 간 분쟁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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