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SK 와이번스)과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이 나란히 역투했다. 최고의 무대 한국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에이스 맞대결이 빚어낸 명품 투수전이었다.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두산의 2018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김광현과 린드블럼이 선발 맞대결을 벌여 둘 다 좋은 피칭 내용을 보였다. 김광현은 6이닝 무실점, 린드블럼은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양 팀 토종-외국인 에이스 선발 격돌은 전날(8일) 예정됐던 4차전이 비로 취소돼 하루 순연됐기 때문에 성사됐다. 당초 두산은 8일 선발로 이영하를 예고했으나 경기가 하루 순연되자 린드블럼으로 선발을 교체했다. 김광현은 그대로 4차전 선발을 책임졌다.

   
▲ 사진='더팩트' 제공


김광현은 이번 한국시리즈 첫 등판, 린드블럼은 4일 1차전 선발 이후 나흘을 쉬고 등판한 것이었다.

김광현은 6회까지 투구수 90개의 경제적인 피칭을 하면서 산발 6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사사구가 한 개도 없는 안정된 피칭이었다.

김광현에게는 1회초가 고비였다. 1사 후 정수빈의 평범한 2루쪽 땅볼을 2루수 박승욱이 펌블하는 실책을 범했다. 투아웃을 잡은 다음에는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 3루로 몰렸다. 이어 양의지의 기습적인 2루 도루까지 나오며 2, 3루에 주자가 위치했다. 실책이 동반된 실점 위기. 투수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광현은 혼신의 피칭으로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첫 위기를 넘겼다.

김광현은 3회초 2사 후 정수빈과 최주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 2루로 몰리긴 했으나 4번타자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이후 호투를 이어가던 김광현은 6회초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고도 양의지를 병살타 유도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김광현이 6회까지 투구수 90개로 그렇게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힐만 감독은 7회 들면서 산체스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린드블럼은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다소 힘들 수 있었지만 씩씩하게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안타를 3개밖에 맞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이었지만 사사구 3개가 옥에 티였다.

린드블럼은 3회말 선제점을 내줬는데 선두타자 김성현을 볼넷 출루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박승욱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가 된 다음 김강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실점 후 린드블럼은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며 한동민을 볼넷, 최정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1사 만루의 추가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린드블럼에게는 위기탈출 능력이 있었다. 상대 4번, 5번타자 로맥과 박정권을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1실점으로 3회말을 끝냈다.

이후 린드블럼은 4회말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은 것을 끝으로 7회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이며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린드블럼이 이렇게 7회까지 114구를 던지며 역투한 효과는 8회초 두산 공격에서 역전으로 빛을 발했다. 0-1로 끌려가던 두산은 8회초 정수빈이 산체스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려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정수빈의 홈런으로 김광현의 승리투수는 날아갔고, 린드블럼이 제 몫을 다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8회말 함덕주로 교체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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