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진호가 선발 역투한 후랭코프를 웃기다 울렸다. 선제 홈런을 날려 리드를 안기더니 아쉬운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진호는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두산은 주전 좌익수이자 4번타자 김재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3차전부터 결장하고 있어 이날 정진호가 선발 좌익수를 맡았다. 정진호는 앞서 3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했고, 4차전은 백민기가 선발로 나섰다.

정진호는 이날 큰 일을 해냈다. 3회초 SK 선발투수 박종훈으로부터 선제 솔로홈런을 뽑아낸 것. 

   
▲ 두산 정진호가 3회초 선제 솔로홈런을 날리고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두산은 이 점수 외에는 추가점을 내지 못했으나 선발 등판한 후랭코프가 역투를 거듭해 1-0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다 후랭코프는 7회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안타를 맞았고 보내기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여기서 후랭코프는 김성현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외야 수비가 정상 위치였다면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지만 주자 2루여서 다소 전진수비를 펼치는 바람에 타구는 좌중간을 꿰뚫었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정진호가 타구 처리 과정에서 사소하지만 결정적일 수 있는 실책을 범했다. 한 번 볼을 더듬었다가 서둘러 송구한다는 것이 중계하러 나온 유격수 키를 넘어갔다. 김성현은 2루에 멈추려다가 이 틈을 타 3루까지 뛰었다.

한 점을 주고 1사 2루가 될 상황이 1사 3루가 된 것은 두산에게 뼈아팠다. 호투를 펼치던 후랭코프는 투수수가 101개에 이르러 교체됐고, 이영하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이영하는 김강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3루에 있넌 김성현이 여유있게 홈인할 수 있는 희생플라이였다. 두산은 1-2로 역전을 당했다.

경기 후반 경기가 뒤집어지면서 두산은 힘이 빠졌고, SK는 역전을 하면서 기세가 올라갔다. 두산은 8회말에도 유격수 김재호의 뜬공 처리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것이 화근이 돼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맞는 등 추가실점하면서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정진호는 홈런포로 팀과 후랭코프에게 기쁨을 줬다가, 역전 빌미가 된 실책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후랭코프는 잘 던지고도 6⅓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고, 8회말 추가 2실점해 1-4로 패한 두산은 2승3패로 SK에 밀리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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