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올 최저치 기록 전망
거래 활발함 나타내는 매매거래지수도 5년만에 최저 수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로 9·13 부동산대책을 꺼내놓은 지 2개월여 만에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 급격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을 우려한 매수자들이 쉽사리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는 실정이다. 

   
▲ 9·13 부동산 대책 발표 2개월 만에 서울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매수·매도자 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며 가격 역시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시세표 모습. /사진=미디어펜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1452건에 불과하다. 일 평균 121건이 거래된 것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331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8·2대책 여파로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세를 보인 지난해 11월 일 평균 거래량(213.5건) 보다도 43%나 감소한 수치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이달 말께는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효 2개월여 만에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 급격히 얼어붙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4000건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최저 거래량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최저 건수를 기록한 달은 지난 6월로, 총 4751건에 그쳤다. 이후 7월과 8월 각각 5518건, 7303건으로 점차 증가하다 9월(1만2323건)을 기점으로 오름세가 꺾였다. 10월에는 1만 256건으로 전 달 대비 약 17% 감소했다. 

주택 거래가 뜸해졌다는 사실은 매매거래지수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4.0으로 2013년 8월 12일(3.2)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북이 2.4였으며 강남은 6.0이었다.

매매거래지수란 부동산 중개업체 3500여곳을 대상으로 주택 거래의 활발함을 설문조사해 0~200 범위에서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100을 기준선으로 삼아 초과하면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을, 미만일 경우 한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8월 20일 기준 65.7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9월 3일에는 61.5에서 그달 17일 22.0으로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달 8일에는 9.8로 곤두박질쳤다. 보름 간격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매매거래지수가 급하강한 셈이다. 

서울 강남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 규제로 대출이 막히자 잔금 대출이 당장 급해진 다주택 투자자들 중심으로 급매물이 간혹 나오고 있지만 이 마저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으로 당분간 거래 소강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거래절벽 속에서 집값 역시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과열 양상이 진정되며 매도인들이 호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두고 시장 관망세로 돌아섰고 실수요자들은 올 연말 3기 신도시 공급계획 등을 기다리는 만큼 당분간 거래없는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팀장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미 가격이 하락 조정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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