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내에 미신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최소 13곳을 확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힌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의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에게 더 밝은 미래가 놓일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 CSIS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북미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 기지 몇몇에서는 유지보수와 인프라 개선 등 여러 활동이 관측됐다"며 "북한이 13~16곳 비밀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CSIS는 "북한의 이러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행은 새로운 상업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다"며 "예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황해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의 미사일기지가 현재 잘 운영,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NYT 및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CSIS 보고서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했던 약속은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제거를 포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무부 측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지 활동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정신에 위배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CSIS의 북한 미사일기지 활동 확인에 대해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분명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2차 북미정상회담은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마키 의원은 이날 "검증 가능한 조치가 없다면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고 볼수밖에 없다"며 "김정은은 이러한 속임수에 넘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짓 희망을 주는 것에만 진지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며 "북한과 정상회담을 열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고, 국무장관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 3월29일 북한 삭간몰 미사일기지에 위치한 미확인 군사시설 모습./디지털글로브·미국 CSIS 보고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