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K 와이번스가 트레이 힐만 감독 후임으로 팀 사령탑을 맡을 신임 감독에 염경엽 현 단장을 선임했다. 3년 총액 25억원의 좋은 조건으로 감독 계약을 했다.

SK는 12일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을 연장 13회 혈전 끝에 5-4로 물리치고 4승2패의 전적으로 우승했다. 

우승 축배를 든 바로 다음날인 13일 SK 구단은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현 단장을 제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염경엽 감독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25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을 받기로 했다. 연봉 7억원은 KBO리그 현역 10개 팀 감독 중 최고 연봉에 해당한다. 올해 KBO리그 최고 연봉 감독은 외국인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던 힐만 감독으로 약 7억원(60만달러)이었다. 

   
▲ 사진='더팩트' 제공


염경엽 단장이 감독을 맡으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 힐만 감독은 지난해 염경엽 단장 부임과 함께 팀 지휘봉을 잡아 2017시즌 5위, 올해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

2년 계약한 힐만 감독은 다시 재계약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지만, 정규시즌을 마친 직후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나면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미리 발표했다. 가족 문제 등으로 SK의 최종 성적(당시 SK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었다)과 상관없이 팀을 떠나겠다고 전격 선언했던 것. 

포스트시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굳이 자신의 거취를 밝혀야 했느냐는 논란이 있긴 했지만 힐만 감독은 흔들림없이 팀을 이끌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승리로 SK를 8년 만에 통산 4번째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힐만 감독과 이별이 예정됐던 SK는 후임 감독으로 누가 올 것인지 관심을 받았으나 염경엽 단장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염 감독은 2013년 넥센 히어로즈 감독으로 선임돼 4년 연속 넥센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신흥 강팀으로 만들어놓았다. 넥센 감독 4년간 544경기에서 305승 233패 6무, 승률 5할6푼7리의 좋은 성적을 이끌어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시즌을 마치면서 구단과 갈등 등으로 넥센을 떠나겠다고 했을 때 이미 SK 감독 부임설이 나돌았다. 염경엽 감독은 소문대로 SK로 가긴 했지만 감독이 아닌 단장으로서였다. 염경엽 단장은 2년 동안 힐만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했다.

힐만 감독이 팀을 떠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염경엽 단장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셈이다. 2년을 기다려온 '준비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챔피언팀의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SK 신임 감독은 "힐만 감독님이 잘 다져오신 팀을 맡게 되어 무한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인천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감독으로서 인천 연고팀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프로야구를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주체인 구단, 선수단, 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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