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희망홀씨 1~9월 대출 실적 1년 전보다 4배 증가
서민금융 활성화 위해 '따뜻한 금융' 캐치프레이즈 내걸어
클리닉센터 등 운영하며 '관계형 금융' 경영 전략 펼쳐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전북은행의 올해 3분기 새희망홀씨 대출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대출 규모로 따지면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KB국민은행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실적 증가 면에선 은행권 통틀어 확대 폭이 가장 커 활성화에서 '으뜸 수준'을 자랑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새희망홀씨 대출 신규취급액은 올해 1~9월 기준 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확대됐다. 연초 목표로 잡았던 310억원을 달성하고도 330억원을 추가 실행한 것이다.

올해 은행권은 정부의 '포용적 금융' 요청에 따라 서민금융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덕분에 서민금융의 대표 상품인 새희망홀씨 취급 실적 또한 일제히 늘었다.

국내 6개 은행(KEB하나·신한·우리·KB국민·IBK기업·NH농협은행)의 올 1~9월 새희망홀씨 대출 실적은 2조37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52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따뜻한 금융' 실천에 나서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쳐 최근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에는 전라북도 전주 지역에 '따뜻한금융 클리닉센터'를 세우는 등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각종 금융 상담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센터는 직업 때문에 소득이 있어도 대출받기가 어려운 택시 사업자, 사회복지사 단체 등과 협약을 맺어 취약계층의 대출 실행을 돕고 있다.

예컨대 사회복지사인 A씨는 올해 3월 이 센터를 통해 새희망홀씨로 11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후 센터의 관리하에 신용등급이 KCB 기준 2등급 상승하기도 했다. 애초 A씨의 신용등급은 5~6등급으로 1금융권 이용이 불가능해 현금서비스와 제2금융권을 전전하던 상황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역 내에 있는 차주 가운데 상환 의지는 충분한데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어 고금리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이들이 있다"며 "다른 은행과 달리 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활발히 해 취급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터는 타 은행과 달리 '상환 의지가 담보'라는 독특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데, 차주의 직업별 특성에 맞춰 '핀셋형 상환 연관 관계'를 따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개개인의 상환 능력을 살피기 위해 한 달 중 실제 근무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분석하고, 각각 20일과 30일을 근무한 이들에게 차등 금융 혜택을 부여하는 식이다.

또 인근에서 근무하는 자영업자 등에 대해선 단순 신용정보 외에 상환 의지만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관계형 금융'을 선보이기도 했다.

관계형금융은 금융사가 차주의 재무상태나 신용등급 등 정량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인 거래와 접촉,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축적된 비계량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를 트는 것을 말한다.

실제 지난달 29일 센터에서 마주친 자영업자 A씨는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중인데 센터 직원 중 옷을 맡기는 이들이 있어 센터를 찾게 됐다"며 "여름에는 세탁물과 옷수선이 거의 없어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신용도가 낮아 카드론만 받다 센터를 통해 조금 더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탔다"고 이용 배경을 설명했다.

   
▲ 전라북도 전주시 소재 '따뜻한금융 클리닉센터'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임용택 전북은행장(사진 왼쪽)으로부터 서민금융 운영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모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이는 고객 수가 많고 인구가 많은 도심 내 시중은행에서는 불가능한 상태로 정부는 지역 금융에서 이를 활성화해줄 것을 주문한 상태다.

당시 센터를 방문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임용택 전북은행장과 만나 "은행들이 지금 확실하게 상환이 가능한 사람에게만 대출을 해주면 사채업, 대부업자와 다를 바 없다"며 "전북은행이 한명 한명 차분히 심사해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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