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내달 원내대표 선거, 내년 전당대회 등 권력 지형의 변화를 꾀할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간 ‘세 대결’이 노골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범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반(反)문재인’ 연대 움직임에도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13일 한국당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은 여의도 인근의 한 호텔에서 모임을 열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을 촉구했다. 모임에는 유기준·심재철·정우택·조경태·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소위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으로 통하는 김무성 의원도 정진석 의원과 함께 13일 국회에서 ‘열린토론, 미래’ 모임의 토론회를 열었다. 주호영·김재경·강석호·권성동·김영우·김학용 등 15명의 비박계 의원이 참석한 토론회 직후 김무성 의원은 “(계파) 경계를 넘어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다”고 피력했다.

이날 모인 의원 중 일부는 차기 당 대표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힘겨루기 성격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한국당 비대위는 ‘반문재인’을 기치로 한 보수 네트워크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른미래당과의 합당이나 ‘태극기 부대’를 포용하는 등 물리적 결합보다 ‘보수 빅텐트’를 꾸려 세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비대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만나 보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1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통합을 위해) 한국당 안으로 다 불러들일 이유가 없다”며 “밖에 존재하시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부분에 대안을 제시하고 비판하는 일에 손잡고 같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당 안팎을 불문하고 보수를 포용하려 움직이는 가운데 당 밖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들린다. 한국당 입당설까지 나도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과 안보 불안으로 나라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국민이 너무 많다”며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국민을 통합해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썼다.

한국당 내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도 최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반발 등)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이 (바른미래당과) 전당대회를 함께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면서도 보수 통합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당에 어떻게 계보가 있겠나. 내가 친박이다 비박이다 하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했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