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과 출장 및 여행 증명서 소지하면 100달러에 이용 가능
   
▲ 고려항공기./고려항공사 홈페이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에서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국내선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북한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삼지연(양강도 삼지연군), 평양-어랑(함경북도 어랑군) 간 국내선이 운항하고 있으며, 신분증과 출장증명서나 여행증명서만 있으면 100달러에 이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북한 내부에서 국내선 항공기의 경우 당국 차원에서 특별한 경우에만 운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평양에서 삼지연, 평양에서 어랑까지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국내선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것이다. 항공기 규모는 80인승으로 파악된다.  

대북소식통은 “주민이 돈과 증명서만 내면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오랑의 경우 기차로 3~4일 걸리는 거리를 비행기로 1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하니까 주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어랑까지 통상적인 기차로 12시간 거리로 측정되지만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과 철길 사정을 감안할 때 가는데에만 3~4일이 걸린다고 한다.

국내선이 삼지연과 어랑으로 연결된 데에는 지역의 특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강도 삼지연의 경우 백두용암대지에 위치하고 있어 앞으로 이곳 공항을 개발하면 백두산 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어랑은 원래 군용 비행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대북소식통은 “어랑은 원래 비행사를 양성하는 비행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며 “군용 비행장을 민간에게도 개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볼 때 지금 북한에서 달러를 지불하고라도 국내선을 이용하려는 주민들의 수요가 높아졌고, 두 곳의 국내선 공항을 개방할 정도로 항공기를 운행할 유류 공급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또 북한에서는 업무상 출장을 갈 때에도 별도의 출장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당국에서 출장비를 받지 않아도 수일씩 걸리는 힘든 출장길을 단축시킬 수 있는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달러를 소지한 주민들도 많아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을 때 공항에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의 첫 등장이 공항에서 걸어나오는 모습으로 포착됐다. 

이때 김 위원장 내외가 걸어나오는 배경에 순안공항 제1터미널의 ‘국내 항로 출발’이라고 적힌 게이트 표시가 있었다. 이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남한과 연결하는 국내선으로 해석하고 ‘민족 화해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는 등의 댓글도 달았지만 사실은 평양과 북한 내 다른 지역을 잇는 국내선 게이트였던 것이다.

평양 시내에서 23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를 이용하면 약 30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순안공항에는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도 있다. 국내선을 비롯해 중국 및 러시아 등 4개 국제노선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