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국가대표팀이 각자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11월 A매치 기간을 맞아 손흥민은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대표팀 벤투호는 호주 원정 2연전을 통한 플랜B 테스트와 미래자원 발굴에 집중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두 차례 평가전을 위해 12일 호주로 출국해 현지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손흥민은 없다. 지난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손흥민이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할 당시 소속팀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때 손흥민을 대표 차출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빠진 대표팀 경기는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오지만 손흥민에게는 천금과 같은 재충전 시간이 된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표팀 에이스이자 토트넘의 주전 공격수답게 손흥민은 너무나 바쁜 일정을 보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으로 오프 시즌 제대로 쉬지 못한 채 2018-2019 시즌을 맞았고, 이어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이후에도 9, 10월 A매치 때 대표 소집돼 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토트넘에서도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 등에 나서며 강행군을 해왔다.

워낙 장거리 이동이 많았던데다 출전 경기수가 많아 손흥민은 10월 대표팀 경기 출전 후 "너무 힘들다"고 체력적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최근 토트넘 경기에서 결장이나 교체 출전 등으로 관리를 받기는 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컵대회에서만 2골을 넣었을 뿐 리그 경기에서는 첫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체력적인 부담 탓이 컸다.

이번 호주 원정 대표팀에 빠진 손흥민은 약 2주간의 A매치 기간 충분히 체력 회복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다시 리그가 재개되면 보다 몸놀림이 가벼워진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갖는 벤투호 3기는 이전 대표팀과 멤버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손흥민 외에도 기성용, 이재성, 이승우가 이런저런 이유로 제외됐다. 장현수는 병역혜택 봉사활동 조작 건으로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여기에 당초 26명 명단에 선발됐던 황희찬과 김문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24명으로만 2연전을 치러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벤투 감독은 전혀 새로운 구성으로 호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해야 한다. 

평가전인 만큼 경기 승패나 결과보다는 '다음'을 대비하는데 초점을 맞춘 2연전이 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 기성용 장현수 없이 어떻게 대표팀의 골격을 유지할 것인지 플랜B를 집중 점검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내년 1월 아시안컵이나 그 이후 차기 월드컵 예선에서 활약할 새로운 자원들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 감독 역시 이번 호주 원정을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출국에 앞서 "앞으로 아시안컵 등 원정에 나설 일이 많다.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시안컵 이전에 많은 선수를 관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에 복귀한 '올드보이' 이청용과 구자철은 벤투호에서도 쓰임새가 있을 것임을 실력으로 보여줘야 아시안컵 대표 선발로 이어질 수 있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이유현과 김정민, 나상호 등은 벤투 감독이 불러준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호주, 우즈베키스탄전에 "많은 선수를 기용해 보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로운 선수뿐 아니라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도 원하는 스타일에 맞출 수 있도록 시험해 볼 것"이라고 말해 원석 발굴에 신경을 쓰고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11월 A매치를 치르고 나면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곧바로 내년 1월 아시안컵이다. 이번에 빠졌던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황희찬 등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보면 대표팀 선발 언저리에 있는 선수들이나 새로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호주에서의 2연전을 통해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2연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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