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늘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후 진술을 청취한 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제재 조치안을 의결한다. 업계는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런 동시에 이번 사태가 ‘상장폐지’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선위가 오늘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후 진술을 듣고 이후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제재조치안을 의결한다. 이번 이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회계처리 변경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다.

   
▲ 사진=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를 위한 증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질문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약 삼성바이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결론 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주식 거래는 즉시 정지된다. 현재 업계는 이 상황까지 가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증선위는 관료인 김용범 증선위원장·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민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요구한바 있다.

이에 맞서 삼성바이오는 ‘회계법인의 조언을 듣고 정당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무혐의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이날 증선위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선위는 지난 7월 관련 안건을 심의하고 삼성바이오의 고의 공시 누락에 고의성이 있다는 취지로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 합작회사인 미국 바이오젠사와 맺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관련 사항을 3년 동안 고의로 숨겼다는 점이 지적됐다.

아울러 증선위는 당시 금감원 감리의 핵심 지적사항인 회계처리 변경의 적절성에 관한 판단을 보류한 상황에서 금감원에 2015년 이전 회계처리에 관한 판단을 요구하며 재감리를 요청해 화제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금감원이 재감리를 마무리하자 지난달 31일 재심의에 착수했다.

당국이 삼성바이오에 매우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해 온 만큼, 업계는 삼성바이오의 거래정지 상황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이 상황이 ‘상장폐지’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폐지되거나 코스피200지수에서 빠질 일은 없다”고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분식회계는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근거다.

이 보고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 코스피200지수에서 곧바로 제외될 일도 없다"며 "과거 대우조선해양이나 한국항공우주의 사례를 볼 때 모두 분식회계로 결론이 났지만 지수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단, "대우조선해양은 1년간의 거래정지 후 거래소 판단으로 지수에서 제외된 적은 있었다"고 부연했다.

보통 증선위가 회계처리 위반으로 분식회계 논란을 최종 결정내고 검찰 고발 조치를 의결하면. 거래소는 20일 이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심사대상 여부인지 판단한다. 심사의 전제 조건은 기업 영속성 경영 투명성 ▲투자자 보호 기타 공익 등이다. 이를 토대로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매매거래정지 여부 기간 등이 결정된다. 

작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액주주 수는 8만명이 넘는다. 투자금액만 물경 5조원에 달하는 거대 종목이기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이들을 보호하는 방안이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 판단 기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는 정지되지만 심사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정 나면 거래 정지는 폴린다.

이번 사태를 맞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크게 출렁여 증선위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에는 22.42%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날인 13일 9.81% 반등한 이후 오늘도 전일 대비 약 5.5% 상승한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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