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실권 상실하고 떼쓰는 막무가내 처사
여론몰이 위해 지속적인 무리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이 노조의 여론몰이에 휘말려 회생절차를 시작도 못한채 궁지에 몰리고 있다.

올해 초 임단협을 끝내 협상권이 없는 한국지엠 노조는 연구·개발 법인분리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권 확보하고자 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즉 한국지엠 노조는 현재 합법적인 투쟁권이 없는 상태다. 

   
▲ 한국지엠의 회생절차의 첫 단추 연구·개발법인분리를 현안을 두고 노조가 반대하며 여론몰이를 하며 회사의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하지만 노조는 법인분리를 반대하며 사측에 반기를 들고 있다.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못한 한국지엠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욱이 제너럴모터스(GM)가 글로벌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 극대화를 지향하고 있어 한국지엠의 경쟁력 자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법인분리 문제로 경영 정상화에 진통을 겪는 노사 양측과 개별적으로 양자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한국지엠 노사와 '3자 대화'를 추진했지만 한국지엠 측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며 노조를 제외한 양자 협의를 역제안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노조와도 따로 양자협의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노조는 산업은행이 노조에 보낸 '한국지엠 노조의 조건없는 양자간 협의 참여촉구에 대한 회신'이라는 서안을 통해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노조는 서안에서 "3자간 협의체구성에 한국지엠 사측이 거부한 만큼 이동걸 회장이 언론에 공개한 대로 협의체를 거부하는 사측을 배제하고 산업은행과 노조 양자간 대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노조는 "산업은행이 사측과는 협의를 한다면서 노조와는 대화를 하자고 하는 이중적 태도에 대해 납득할 수 없으면 당초 제안한 3자간 협의체역시도 진정성을 가지고 제안한 것이 아니라 사측과 협의를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끌어들인 술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유감을 표하며 모든 사안과 상황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회사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즉 회사가 없으면 노조의 권리역시 없고 자신들의 일자리 역시 사라진다. 한국지엠 노조는 회사의 중요성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GM은 글로벌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겸 회장은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글로벌 GM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감원 방침을 밝혔다. 12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통보였다. 

더욱이 GM의 호실적임에도 그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북미의 1만8000명의 임직원들에 이어 글로벌 전무급 이상도 대상인 것으로 확인되며 한국지엠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전무급 이상인 임원이 20~3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글로벌적으로 긴축에 들아간 GM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국지엠을 가만둘리 만무하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노조는 법인분리를 반대한다며 지난 8일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과 인천 부평 한국지엠 본사에 있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실에서 점거 농성하고 있다. GM본사에서 좋게 볼 수 없는 부분들이지만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노조의 이 같은 행동으로 회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역시 하락한 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의 실적은 꾸준히 저조한 상태다. 지난달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실적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일수 차이에 대한 기저효과 일뿐 실질적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될 상황에서 할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며 "노조가 이같이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면 회사에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판매실적에 역시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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