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차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 협의했다.

제20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이날 오후 4시37분부터 5시35분까지 58분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진행된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한 말씀을 나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분이 갖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 협의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지난 6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뤄진 뒤 5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와 같은 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EF) 참석 계기로 만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네번째다.

한·러 정상은 양국의 교역량 확대, 인적 교류 확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협력,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좋은 협력이 계속 이어져 수교 30년 되는 2020년에는 양국 간 교역량이 300억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달성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러시아의 최대강국 중 하나"라며 "상호 교역량 기준으로 축을 이뤄서 2위를 차지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양국이 늘 이야기 고리가 많다"며 "현재 교역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