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매드클라운이 자신은 마미손이 아니라고 했다. 이전에도 매드클라운은 일관되게 마미손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번에는 지상파 TV에 출연해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직접 밝혔다.

14일 방송된 MBC 토크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매드클라운을 비롯해 코미디언 한무, 배우 임형준, 마술사 최현우가 출연해 '오늘만 모른 척할게요'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출연자 가운데 매드클라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주 파이널 무대를 갖고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777'에서 화제를 모았던 참가자 마미손 때문이었다. 핑크빛 고무장갑형 복면을 쓰고 '쇼미더머니777' 경연에 나서 조기 탈락한 마미손의 정체가 바로 래퍼 매드클라운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정작 화제가 부풀려진 것은 여러 정황 증거들이 '마미손=매드클라운'이라는 사실이 확실해 보임에도 매드클라운이 강력하게 자신은 마미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 MC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드클라운에게 집요한 질문을 던졌다. 매드클라운으로부터 "내가 마미손 맞습니다"라는 항복 선언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그러나 매드클라운은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나랑 (마미손이랑) 관련이 없는데 자꾸 엮이게 돼 불쾌하다"고 했고, "SNS에 자꾸 찾아와 마미손 관련 댓글들을 다는 사람들이 많다. 마미손이 증거들을 흘리고 다니는 거 같다"고 오히려 마미손이 자기인 척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현우가 "마미손 노래로 행사도 뛰시던데?"라고 질문을 하자 "랩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개인기로 했더니 사람들이 좋아해서 자주 하고 있다"고 슬쩍 비켜갔고, 차태현이 마미손 노래의 저작권료가 매드클라운에게 지급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자료를 들이대자 "마미손의 저작권료를 내가 받는 이유는… 영문을 모르겠다. 이건 완벽한 함정이다"라고 믿기 힘든 발뺌을 했다. 

심지어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에 대해 "키치하고 발랄하고 번뜩이는 분인 거 같다. 열심히 사시는 분인 거 같다. 잘 되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평가까지 내놓았다. 마미손 안무 따라하기(?)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기도 했다.

매드클라운은 정말 뻔뻔하다.(매드클라운이 마미손과 동일인물이라는 전제 하에. 만약 매드클라운이 정말 마미손이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쇼미더머니777'에 우스꽝스러운 복면을 하고 나타난 마미손이 매드클라운이라는 추측 속에 광탈하고, 곧이어 마미손이 그런 상황을 담은 '소년점프'라는 곡을 발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네티즌수사대의 활약으로 마미손이 매드클라운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는데도 매드클라운은 SNS 등을 통해 부인으로 일관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매드클라운(또는 마미손)의 힙합 정신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세상의 편견에 직접 맞부딪혀 보고, 복면을 통한 익명성으로 평소의 이미지에 갖혀 있던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보고 싶어하고, 복면 속 얼굴을 굳이 알고 싶어하는 대중의 관음증적 호기심에 일침을 가하고.

그래도 매드클라운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드디어 마미손의 정체가 밝혀지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할 만큼 했으니 매드클라운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벼운 마음으로 마미손의 정체를 공개하고, 한바탕 웃음으로 훈훈하게 마미손의 활동을 마무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패스'였다. 오히려 매드클라운은 마미손이 아닌 것이 확실(?)해졌다. 많은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스로 그렇게 밝혔다.

이날 '라디오스타'의 특집 타이틀은 '오늘만 모른 척할게요'였다. 방송 컨셉에 맞춰 하루만 모른 척하고 넘어가주는 게 도리일까.

아닌 것 같다. 그냥 계속 모르는 척하는게 좋을 것 같다.  

매드클라운이 "내가 바로 마미손이요"라고 하지 않는 한, 혹은 마미손이 "내가 바로 OOO이요" 하고 복면을 벗지 않는 한, 마미손은 그냥 마미손으로 내버려두는게 어떨까. 매드클라운이 아니라 마미손이 그걸 원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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