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 FA 시장이 곧 열린다. 이번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들 중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31·두산 베어스)는 과연 몸값이 얼마나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이후 이틀간 해당 선수들의 자격 신청을 받아 20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FA 선수들은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특히 양의지에게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현역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두산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두 차례 우승과 두 차례 준우승을 했다. 투타와 수비 모두 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한 두산이지만 '안방마님' 양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성적이기도 했다.

양의지는 공수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포수라 할 수 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볼배합은 상대 타자들을 힘들게 만든다. 타석에서는 한 방 능력과 함께 정교함도 갖춘 타격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힌다.

올 시즌 양의지는 133경기에 출장해 3할5푼8리의 고타율로 타격랭킹 2위에 올랐고 2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FA를 앞두고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양의지는 국가대표팀 주전포수이기도 하다. 올해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전 마스크는 양의지 차지였다.

이런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었으니 어느 팀이든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양의지가 얼마나 받고 어느 팀과 계약을 할 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 사진=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양의지는 여러모로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비교될 만하다. KBO리그 간판 포수, 국가대표 주전 포수 계보로 보면 강민호의 뒤를 잇는 대형 포수다. 이미 두 차례 FA 계약을 한 강민호가 양의지 몸값 책정에 참고가 될 수 있다. 

강민호는 처음 FA 자격을 얻었던 2013년 말 당시 소속팀 롯데에 잔류하면서 4년 75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말 두번째 FA 자격을 획득해서는 삼성과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 두 번 다 포수로는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 강민호와 올해 양의지를 비교하면 양의지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양의지는 최소 80억원 이상을 출발점으로 자신을 원하는 팀과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원소속팀 두산은 양의지를 붙잡고 싶어한다. 포수 보강을 원하고 거액의 보따리를 풀 수 있는 팀들도 양의지를 욕심낼 것이다. 안방이 약한 몇몇 팀의 팬들은 구단에 양의지를 영입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쟁은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게 된다. 양의지가 포수 최초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다만, 최근 제기되고 있는 FA 몸값 거품론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는 있다. 해마다 몇몇 대어급 FA의 몸값은 치솟았는데 그만한 활약을 해내고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KBO와 10개 구단은 FA 계약 상한선(80억원)을 도입하려다 선수협회의 반발 등으로 논의를 미뤘다.

양의지를 두고 구단들은 눈치보기를 할 것이다. 시즌 중에 모 구단이 양의지 영입 사전 작업을 한다는 풍문이 나돌기도 했다. 스스로 가치를 끌어올리고 존재감을 키워온 양의지가 어떤 선택을 하든, 따뜻하고 풍성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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