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최근 자영업자들이 벌인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총궐기와 카드사 노동조합 간의 천막 농성을 두고 일각에선 온도차가 극명하게 다르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그들의 온도는 같았다. 모두 뜨거웠다. 

양측 모두 ‘대형가맹점의 갑질’이 문제라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뜨거운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금융당국의 눈은 여전히 엉뚱한 곳만 보고 있다. 

카드사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수수료율을 모두 11번 인하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산출 때 추가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예고한 상태다.

카드사들이 10년째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의 곡소리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카드 업황마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인수합병(M&A) 매물로 떠올랐고, 은행계 카드사는 재합병 이슈가 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단순히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10년째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같은 문제가 다시금 제기된다면 문제 해결방법을 바꿔야 한다.  

금융당국은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문제의 눈길을 돌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모습과는 달리 실제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못하게 막고 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들은 약관 의무 유지기간 3년이 지나면 금융감독원의 약관 변경 승인을 받아 부가서비스를 변경 또는 축소할 수 있다. 그러나 2016년 의무 유지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바뀐 후 지금까지 금감원은 단 한 차례도 부가서비스 축소를 위한 약관 변경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금융당국의 모순된 태도는 마케팅 비용이 문제라는 지적 자체가 모순됐음을 반증하는 것과 다름없다.

‘연목구어’란 말이 있다. 나무에 인연해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현 금융당국의 행태와 딱 맞아 떨어지는 사자성어다. 

다만 금융당국이 나무에 가 물고기를 구할 만큼 결코 모자라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다양한 방법을 논의해보기 보단 수수료율을 줄여 눈앞의 민심을 잠재워보자는 귀찮음에서 발걸음의 방향성을 나무로 정한 것이다.  

자영업자와 카드사 노조는 현 행태에 대한 명확한 문제 해결방법을 이미 제시했다. 

근시안적인 해결방법으로 책상에 앉아 계산기만 두드릴 것인지, 아니면 팔을 걷어붙이고 나와 온몸이 강물에 흠뻑 젖을지라도 진짜 물고기를 잡을 것인지는 이제 금융당국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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