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상반기 1위였던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증권사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5대 증권사가 아닌 메리츠종금증권이 실적 2위로 치고 올라 눈길을 끌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3분기에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6개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순이익 1236억원을 공시하며 실적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2% 줄었지만 타사에 비해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 사진=미디어펜


2위를 차지한 것은 소위 ‘5대 증권사’가 아닌 메리츠종금증권으로 1073억원을 공시했다. 특히 3분기 연속 순이익이 1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메리츠종금의 선전은 작년 11월 자기자본 3조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확보한 뒤부터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 분야에서의 우위를 견지한 덕을 봤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인수금융, 세일즈, 트레이딩 등 업무 다각화에 성공한 것도 실적 수훈갑으로 작용했다.

3위는 NH투자증권으로 지난 분기 10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20.8% 호전된 실적이다. 한투와 함께 단기금융업 인가를 갖고 있는 투자은행(IB) 분야 선두회사인 만큼 증시 부진에 따른 악영향을 성공적으로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기자본 1위의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3분기 순이익이 765억원에 머물러 전년 동기보다 무려 43.1% 감소했다. 실적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이번 결과를 시장은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적 발표 전까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305억원 내외로 형성돼 있었다. 주식거래 감소에 타격을 받은 점을 감안해도 타 영역에서 만회가 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5위는 삼성증권으로 순익은 64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6.5% 축소된 결과다. 이 역시 시장 추정치인 743억원을 밑돈 결과다.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사고’ 사태로 지난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이 악영향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KB증권은 올 7~9월 순이익이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5대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 뒤로 7위는 키움증권(485억원), 8위 신한금융투자(473억원), 9위 대신증권(377억원), 10위 하나금융투자(353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10위권 밖에서는 11위 유안타증권(202억원), 12위 현대차증권(199억원), 13위 IBK투자증권(187억원), 14위 하이투자증권(93억원), 15위 KTB투자증권(22억원), 16위 SK증권(-7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긴 했지만 1~3분기 누적으로는 여전히 1위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4343억원).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까지 합산됐을 때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경쟁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로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미국 증시 변동성과 국내 경제 저성장 국면 장기화 등 올해 말과 내년 증시는 악재가 많은 편”이라고 짚으면서 “한동안 좋은 실적을 내왔던 증권사들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리테일보다는 IB 부문이 강한 증권사가 호실적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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