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시장은 시장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시장이 활력을 찾으면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IPO 시장은 활기를 띄기 때문이다. 증시가 활황을 띄는 미국과 유럽의 IPO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상반기 까지는 우리나라 기업 공개 시장이 원활치 않았다.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며 우물쭈물 하는 바람에 IPO를 원하는 기업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한가지 희소식이 있다면 하반기부터는 코스닥 시장 IPO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4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중국 기업 10개가 미 증시 상장으로 35억달러를 끌어 모았다. 1분기 1개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미 증시에 상장한 11개 중국 업체 가운데 8개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중국 IT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중국 기업 10개가 미 증시 상장으로 35억달러를 끌어 모았다/뉴시스

그렇다면 우리 시장은 어떨까. 올 하반기에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적으면 40개, 많으면 60개의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31개)이나 2013년(40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오는 11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트루윈은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1조2827억원이나 몰리면서 무려 101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화인베스틸은 지난 6월30일과 7월1일 이틀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는 4700원, 공모금액은 302억3773만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이 외에 미래에셋2호스팩(14~15일), 윈하이텍(16~17일), 창해에탄올(21~22일), 덕신하우징(23~24일), 파버나인(23~24일), 쿠쿠전자(29~30일), 신화콘텍(30~31일) 등도 7월 중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적으면 40개, 많으면 60개의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뉴시스

또한 삼성SDS와 NS홈쇼핑, 동부생명, 제주항공 등 알짜기업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공모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스팩을 제외하고 신규 상장기업이 5개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는 많은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 연구원은 "상반기처럼 공모주들이 무차별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은 주목받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외면 받는 차별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4분기에는 삼성SDS나 NS홈쇼핑 같은 큰 종목들이 상장을 앞두기 때문에 시장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