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래퍼들이 '페미니스트'에 대한 가치관을 두고 가열찬 디스전을 벌이고 있다. 이수역 폭행사건 이후 산이가 발표한 곡이 데이즈 얼라이브 소속 래퍼 제리케이와 슬릭의 저격 랩을 불렀다.

이수역 폭행 사건 동영상 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산이는 유튜브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6일 신곡 '페미니스트(FEMINIST)'를 발표했다. 소속사도 몰랐을 정도로 전격적인 신곡 발표였다.

그런데 이 '페미니스트'가 또 다른 논란을 키웠다. 가사 내용 때문이었다. 산이는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한다"라고 밝히면서 곡을 공개했지만, 산이의 '페미니스트'는 혐오로 또 다른 혐오를 조장하는 듯한 상황을 만들면서 남녀 혐오나 페미니스트 문제를 두고 네티즌들의 논쟁이 불붙었다.

산이는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넌 또 OECD 국가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 fXXking fake fact야',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 가냐. 왜 데이트 할 땐 돈은 왜 내가 내. 뭘 더 바래 지하철 버스 주차장 자리 다 내줬는데', '합의 아래 관계 갖고 할 거 다 하고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 등 자극적인 가사를 쏟아냈다.

   
▲ 사진=제리케이, 슬릭 SNS, '더팩트' 제공(산이)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래퍼 제리케이가 저격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제리케이는 산이를 디스하는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을 공개했다. 제리케이는 '책 한 권 읽어본 건 똑같은 거 같은데 아웃풋이 이렇게 달라. 이게 하드웨어 차이라는 거?', '한마디로 식상한 이 표현만큼 무가치, 맞는 말 딱 한 개, 가부장제의 피해자', 'Fake fact는 이퀄리즘 어쩌구지, 없는 건 있다 있는 건 없다 우기는 무식, 없는 건 없는 거야 마치 면제자의 군부심' 등의 가사로 산이가 '페미니스트'를 통해 외쳤던 바를 정면 저격하고 나섰다. 

제리케이와 같은 레이블 소속인 슬릭이 디스전에 가세했다. 제리케이의 곡을 리트윗하며 공감을 표했던 슬릭은 자신도 'equalist'란 랩을 발표하며 산이를 저격했다. 슬릭은 '꼴랑 책 한 권 읽고 페미니스트 아이고 수고했다', '한 오백만년 전에 하던 소릴 하네 자기 할머니가 들으셨을 말을 하네'라는 가사로 산이를 디스했다. 산이가 '페미니스트'에서 원하는 바를 읊었던 것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슬릭은 '내가 바라는 것 죽이지 않기, 강간하지 않기, 폭행하지 않기, 죽이고 강간하고 폭행하면서 피해자 탓하지 않기'라는 가사로 디스를 이어갔다.  

한편, 제리케이의 디스곡에 대해 산이가 가만 있지 않았다. 제리케이의 곡을 재저격하는 '6.9cm'를 발표했다. 산이는 '맞아도 되는 사람 당연 없지만 제리케이 넌 이 새벽 부터 좀 맞아야겠다', '기회주의자 XX, 일시적 인기 얻기 위해 열심히 트윗질 채굴 페미코인 입 열때 마다 역겨운 랩' 등 제리케이 개인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포함된 가사로 맞디스를 해 판을 키운 모양새다.

산이와 제리케이, 슬릭 등 래퍼들이 자극적인 랩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디스전을 이어가자 각자 팬들이나 페미니스트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네티즌들이 논쟁에 가세하면서 온라인이 뜨겁게 달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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