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노조, 20일 전 조합원 파업 실시
미포조선 임단협 마무리 전력 이을지 주목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한영석 신임 사장의 첫 번째 임단협 연내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오는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에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측이 노조원 성향을 5단계로 분류하고 회사에 친화적인 상위 3단계를 집중적으로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데 따른 것으로, 해당 문건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작성됐다. 이 문건에는 노조 대의원 선거에 강경파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책임자 인사조치 및 자체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노조 측은 일명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중공업 LNG선/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올 여름휴가 전까지 교섭이 진행 중이었으나, 휴가 이후 해양부문 구조조정 및 교섭위원 교체 등의 영향으로 3개월 이상 중단됐다가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재개됐다.

그러나 노조측이 사측의 '관리'에 대한 항의와 구조조정 중단을 비롯한 이유로 파업을 벌이면서 임단협에 난항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선임 하루 만에 노조 집행부를 만나는 등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를 보인 한 사장으로서는 난관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한 사장은 현대미포조선을 3년 연속 흑자로 이끌고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임단협을 매듭지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2년 연속 무분규 단체교섭 타결에 성공, 현대중공업과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사진=현대중공업그룹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올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조선부문은 304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인건비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해양부문 수주 부진으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도 여전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설계에 1년 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해양부문 유휴인력 1220명을 대상으로 기준미달 휴업수당을 신청했으나, 울산 지방노동위원회가 불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노조측은 앞서 공장별 자체 파업 및 전 조합원이 참가하는 결의대회 등을 예고했으나, 실제로는 90% 이상 정상조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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