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회장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책임론 부상…임기 못 채우나
임 사장, GS건설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코앞…연임 가능성 높여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건설업계 ‘재무통’이자 ‘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조기행 SK건설 부회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내년도 거취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와 GS건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내달 초~중순께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라오스 댐 붕괴 사고’ 책임 안고 물러나나

   
▲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사진=SK건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임되며 2021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3년 임기의 최고경영자로서는 3번째 연임이 결정된 것이다. 

‘안정 속 성과주의’ 틀 아래 인사를 진행해 온 SK그룹이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 부회장은 건설사 최장수 대표이사 타이틀을 유지하며 9년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265곳을 대상으로 2008년 1월1일 이후 10년여 간 퇴임한 743명의 대표이사(오너 제외한 전문경영인) 재임기간을 조사한 결과 조 부회장은 재임기간이 6.6년으로 조사대상 건설사 중 최장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탄탄한 실적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지난 2012년 3월 SK건설 공동 대표직을 맡으며 CEO자리에 앉은 조 부회장은 저가 수주로 허덕이던 SK건설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이후에도 줄곧 양호한 실적으로 SK건설을 꾸려왔다. 

지난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초부터는 단독 대표 체제로 SK건설을 이끌었다. 흑자 구조 견고화를 내세운 SK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7조3161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상승한 2258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탄탄대로를 걸어 온 조 부회장의 발목을 잡은 건 지난 7월 라오스의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다. SK건설이 라오스 남동부에서 건설 중이던 이 댐의 붕괴로 40명이 사망하고, 66명이 실종됐으며, 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해 라오스 댐 부실시공 의혹 및 사고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업계 안팎으로는 조 부회장 등 수뇌부에 라오스 댐 붕괴 사고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오스 댐 붕괴 사건이 SK건설을 비롯한 그룹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SK건설 수뇌부에 댐 붕괴 사고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병용 GS건설 사장, 사상 최고 실적 코앞…‘세 번째 임기 실현?’

   
▲ 임병용 GS건설 사장/사진=GS건설
지난 2013년 6월 취임한 임병용 GS건설 사장. 임 사장은 GS건설의 ‘구원투수’로도 불린다. 임 사장 취임 당시 GS건설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2012년 4분기 803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789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 역시 2조4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6% 줄어든 상황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2013년 1분기까지도 이어졌다. 이 기간 GS건설은 영업손실 5354억4100만원을 내며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임 사장 취임 이후 GS건설은 안정을 되찾았다. 임 사장은 적자폭을 줄여 나가며 GS건설의 체질 개선에 힘썼다. 이듬해 2분기에는 매출 2조3660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시켰다. 

취임 2년만인 2015년에는 GS건설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0조 클럽에 가입시키는가 하면, 영업이익 규모도 1220억원으로 확대했다. 임기 마지막 해 경영능력을 한껏 뽐낸 임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짓고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5년 넘게 GS건설을 이끌고 있는 임 사장이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GS건설이 올해 1조원 영업이익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 후 재연임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4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90% 이상 증가한 것이자, 1969년 GS건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국내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압도하는 수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난관에 처했던 GS건설을 정상화 시킨 데이어 두 번째 임기 마지막인 올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며 “여러 주택사업이나 건설업계 현황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빛을 발휘한 만큼 연임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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